양평 수리봉 630m
위치: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코스:중원계곡 주차장 -개울건너 -능선 -바위전망대 -전망대 -바위지대 -정상 -송림 -암릉 -안부 -계곡 -중원계곡
교통편:용문 -용문산 국민관광지행 버스탑승 종점에서 하차, 신점리에서 중원리로 걸어들어간다. 또는 용문에서 1일 4회 운행하는 중원리행 버스 탑승.
드라이브코스:서울 -구리 -팔당 -양수리 -양평 -용문 -용문사로 들어가다가 서원말에서 중원리로.
문화재와 볼거리:중원폭포
수리봉에서 본 도일봉
산행: <> 수리봉 사진, 텍스트 -->그래픽판
수리봉은 용문산의 도일봉과 안부를 사이에 두고 연결되어 있는 산이다. 서울-경기지방의 산악인들이 즐겨찾는 도일봉으로 가자면 중원폭포방향으로 가야하는데 이때 폭포 오른쪽에 솟아있는 산이 수리봉이고 그 뒤에 도일봉이 솟아있다. 도일봉과 중원산은 깎아지른 바위전망대가 많고 단애와 암릉, 거석과 송림이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산들인데다가 중원계곡을 사이에 두고 두 산이 솟아있어 자연 계곡이 깊고 수량이 많아 여름에는 시원한 계곡을 찾는 사람이 많은가 하면 가을에는 뛰어난 계곡풍광과 함께 단풍이 고와서 산악인들의 사랑을 받는 산이다. 사실 주변에 용문산이 있지만 깨끗한 산, 호젓한 산행이나 경관을 위주로 한 산행을 바란다면 오히려 중원계곡을 낀 중원산이나 도일봉이 훨씬 등반성이 우수하다고 할 수 있다.
사진:
수리봉에서 본 도일봉

그동안 중원산과 도일봉산행은 자주 했지만 수리봉은 도일봉의 지봉으로 봤던 것인지 이산에는 별로 주목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집사람과 함께 조금 낮은 산을 하기로 하고 찾았던 양평 수리봉은 그 자체가 하나의 산행코스로서 완벽할 뿐 아니라 아기자기한 암릉, 중원계곡을 내려다 보는 시원한 조망대, 울창한 송림능선을 갖추고 있어서 산꾼으로 하여금 또 한번 탄식하게 만들었다. 금수강산의 아름다움은 끝이 없구나! 싶어서 말이다.
산불방지기간이 실시되기 직전 수리봉에 올랐다. 중원폭포 아래 주차장에서 개울에 걸친 쇠난간의 허름한 다리를 지나자 바로 산록으로 들어서서 능선을 오른다. 중원리에서 본 수리봉은 사실 그냥 높은 육산의 모습을 하고 있고 남쪽 능선을 올라가는 길은 낙엽이 수북히 쌓여 있어서 발이 푹푹 빠진다. 능선 아래쪽은 소나무가 많았지만 위로 올라갈수록 참나무계열의 나무가 울창한 숲을 형성하고 있다. 능선턱을 올라서니 길은 평탄해지고 앞에 급경사 산록이 나타난다. 정상은 오른쪽 상단 2시방향에 가파른 산사면위로 육산의 모습을 하고 있다. 평탄한 안부를 지나 급경사로 붙는다. 낙엽이 깔린 돌이 많은 급경사길은 가만히 서 있으면 미끄러질 정도로 경사가 급하다. 10분정도 매운 경사를 올려치자 능선턱이다. 왼쪽으로 형성된 단애쪽으로 나와 소나무가지사이로 중원산과 중원계곡을 내려다 본다. 수리봉은 벌써 수려한 봉우리로 확고하게 머리속에 자리잡는다. 왼쪽으로는 계속 단애가 이어지고 오른쪽은 급경사 육산의 모습인데 능선을 따라 시선을 주니 경사를 올라간 곳에 하얀 암탑이 소나무 가지 사이로 보인다. 그곳에 절경이 있을 듯한 예감대로 그 부근에서부터 바위와 소나무가 가경을 빚어내고 단애위에 올라서면 중원계곡은 더욱 깊이, 중원산은 더욱 높게, 도일봉은 더욱 날카롭게 하늘을 찌르고 있는 것이 보인다.단애가 중원계곡쪽으로 다가서 있는게 도일봉으로 올라가던 암릉에서 봤던 중원계곡의 조망보다 더욱 시원해 보이는 듯하다. 이 모퉁이의 단애에서 정상쪽으로 가는 동안 계곡 쪽은 계속 단애로 이어지고 있어서 수리봉은 정말 중원계곡의 제대로 된 조망대구나 하는 생각이 자리잡는다. 이곳에서 계곡 깊숙이 용문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안부인 싸리재도 또렷이 보인다. 도일봉은 돌올한 모습으로 하늘을 찌르고 있다. 원경과 중경이 모두 마음에 드는 산경치가 계속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정상은 수리봉에 대한 대접이 아직은 소홀한 듯 흔한 산명비나 삼각점도 안보인다.
점심을 먹고 송림속 암봉을 올라가니 산의 우측계곡에 해당되는 달래골쪽 산사면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곳 산록엔 다지난 가을철을 아쉬워하는듯 갈색의 바다로 변한 활엽수 나목사이로 띄엄띄엄 숲을 이룬 이깔나무의 단풍이 아직은 선열한 황색단풍을 빛내고 있다. 이 암봉일대는 송림이 울창한데다 능선이 암릉을 이루고 있어서 아름다웠다. 이 봉우리에 올라서면 그때부터 도일봉 오르막이 시작되는 안부까지는 휘파람이라도 불면서 푹신한 낙엽을 밟으며 가을을 만끽하리라 했는데 기대와 예상과는 달리 거기서 부터 새로운 암릉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필자가 수리봉이 아름답다고 했을 때는 물론 계곡 높은 단애위 소나무 가지 사이로 중원계곡을 내려다 보는 이를데 없이 시원한 조망도 포함되어 있었지만 사실은 이 암릉의 아기자기한 재미를 더 염두에 둔 표현이었다. 오랜만에 때묻지 않은 암릉을 만난 터라 집사람에게는 미안했지만 필자는 속으로 이게 웬 떡이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산의 재미를 십분 느끼며 거의 한시간에 가깝도록 암릉을 오르고 내리고 암사면을 붙잡아 돌고 암릉위에서 접근하는 도일봉의 날카로운 웅자를 바라보고, 달래골쪽 경관을 내려다보고 하노라니 시간 가는줄을 모르겠다. 암릉위는 짐승의 똥도 이따금 보여 그것이 이곳의 호젓함을 반증해주기도 했지만 사람발자국이 만든 희미한 길이 안보이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이렇게 한참 암릉을 종주하는데 한곳의 암사면을 돌아가니 길이 뚝 끊겨 있다. 되돌아 나와 좌측 바위 사이로 조금 내려가니 바위 저 아래로 길이 보인다. 간단한 보조자일이라도 있으면 좋았을 텐데 이곳을 내려가기가 위험하다. 나 혼자라면 어떻게 해보겠는데 집사람은 무리다 싶어서 암릉의 우측으로 내려가 암릉을 지난 안부로 다시 올라와서 암릉으로 올라선다. 다시 길이 희미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이 암릉이 마지막 암릉이었다. 내려서는 데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이 바위를 내려서면 달래골로 빠지는 길과 중원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 갈린다. 단, 길은 아주 희미하므로 잘 찾아야 한다. 이따금 리본이 보이므로 참고하기도 한다.
예상보다 빨리 안부가 나와 어리둥절하다. 이제 밋밋한 산사면의 낙엽을 밟으며 계곡으로 내려선다. 도일봉과 수리봉 사이의 계곡의 막다른 곳은 꽤 넓고 펀펀하여 분지와 같은 모습이다. 계곡은 완전히 활엽수 숲으로 낙엽이 다떨어진 나목숲이다. 이곳의 호젓한 느낌과 떨어진 낙엽위에 비치는 따뜻한 겨울 햇살은 살갑고 해맑아 영혼마저도 세탁해주는 듯했다. 그곳은 빛이 가득한 빛나는 분지였다. 펀펀한 곳을 지나가 길이 조금 경사지기 시작하고 계곡에는 큰 돌이 많아지면서 계류가에는 단풍나무가 꽤 울창해진다. 지금은 말라 비틀어졌지만 한창 때에는 대단한 가을풍광을 이루었을 것 같았다. 이곳의 지금의 빛깔이 그때에 비해 못한가? 그런 비교는 전혀 적절하지도 않고 온당하지도 않다. 자연은 계절에 따라 언제건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