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봉1192m
위치: 강원도 홍천군 상남면 김부리- 내촌면
코스:
1.김부리-함병골-정상-함병골-김부리
산행:
가마봉지도
가마봉 접근의 어려움:


개령폭포(산의 남쪽 능선 상의 백암산 남쪽계곡에 있다)

여름휴가가 절정이라는 8월 초이니 고생할 생각을 해야 했다. 서울서 4시 12분에 출발, 곤지암부근에서 새벽안개가 시야를 가로막을 듯했지만 한순간이었을 뿐 시야는 거침없을 정도였다. 새벽이라 스피드를 낼수는 없었다. 그러나 한시간 조금 못되어 양평까지 갈 수 있었다. 홍천-설악산 방면의 산으로 갈 때 이용하는 성남-곤지암-양평을 잇는 이 길은 이용하는 사람이 적어서 편리하다. 그동안 이길로 해서 백운봉, 양자산 산행을 했었다. 거리는 구리-미금-양수리로 가는 길과 비슷한데 오늘처럼 설악산으로 가는 사람이 많을 경우 구리-양수리로를 이용하는 사람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곤지암-양평을 잇는 이길이 차가 적게 마련.
가마봉을 찾아가면서 길에서 본 것 중에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이 홍천-서석-상남-현리 사이의 강이나 개천가 물이 좋은 곳은 어디든 텐트촌이 형성돼 여름을 골짜기의 개천가에서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과, 상남에서 철정으로 오는 길에서 본 백암산 부근 아홉고개일대의 울창한 숲이었다. 상남을 지나는 개천가에는 주차해놓은 차가 많아 이제는 혼잡할 정도로 밀집된 텐트촌이 형성돼있었다. 차가 있으면 좋은 곳으로 옮기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에 대부분이 한 군데 오래 머물러 있는 피서를 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가마봉을 찾아가는 데는 6시간이 걸렸다. 붐비는 양평-홍천구간에서 시간을 보낸데다가 홍천에서부터는 차가 서버려 10분에 100미터를 가기도 어려워지면서 시간이 지체되었다. 겨우 홍천-서석으로 빠질 노천리길로 들어설 수 있었던 것이 4시간이 지난 7시께였던 것 같다. 서석까지는 길이 좋아 충분히 달릴 수 있었다. 서석에서 율전으로 빠지는 길로 가지 않고 수하리라는 물좋은 개천가로 가기로 한 것은 최동욱의 책 {설악산 드라이브기행} 덕분이었다. 수하리에서 어떤 고갯길로 올라가다가 내려오는 차를 만난다. 길이 무너져 올라갈 수 없다면서 내려가라고 "공사 중인" 사람들이 말하더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어느 택시가 안내해 주는 대로 비포장도로를 20여킬로를 돌아가니 겨우 포장도로가 나왔는데 거기서 가파른 고개를 두어번 넘고, 상남으로 나와 다시 고개를 넘어 가는데 아무래도 다른 곳으로 가는 것 같아 길가에 차를 대놓고 물어보기로 한다. 현리로 나가는 길이라고 한다.
그래서 7,8킬로를 되돌아가서 상남 못미처에서 김부로 빠지는 길로 들어가는데 여기도 고개가 있다. 비포장도로의 고갯길은 경사가 급해 길이 말이 아니다. 그런 고갯길을 두번이나 넘으니 시간이 이미 6시간이 가까워지고 있다.

산행기:

함방골이란 첩첩산중의 농장의 계곡에 도착한 것이 서울에서 출발한 지 6시간이 넘어서였다.
비둑재(비둘기재를 줄여 비둑재라고 하는 것 같다)를 넘어 분지로 내려가면 비포장도로일 뿐 포장도로처럼 길이 평탄한 도로를 따라 달리면 들판 가운데 김부국민학교 무슨 분교에 도착하는데 여름 방학중이라 학생들은 없지만 아이들의 글읽는 소리가 들려올 것만 같다. 이 들판만 하더라도 600내지 700미터는 됨직한 고원지대이다. 이곳의 밭은 거의가 배추밭이며, 논도 더러 있다. 주위의 산들은 구릉지대같은 느낌을 주지만 모두가 900-1000미터는 넘는 산일 것이다.
함병골에서 골짜기를 따라 올라가면 정상까지의 산길이 또렷하여 산행하는데 길을 놓칠 염려는 없다. 함병골 농장에는 배추가 싱싱하게 자라고 있었다. 골짜기길로 접어들기전의 이골짜기의 해발높이는 800미터에 달하여 정상높이까지의 고도는 400여미터에 지나지 않는다. 골짜기로 들어가는 길은 잡초와 억새가 무성하여 반바지와 짧은 소매차림으로 올라가기에는 무리였다. 농장 아저씨가 "그런 차림으로는 억새밭을 헤쳐가기가 힘들텐데요." 그는 억새라는 말대신에 다른 말을 썼지만 그 말을 잊어버렸다. 그 말은 아마 억새라는 말의 그 지방 방언이었던 것 같다. "긴바지가 있어요." 나는 그렇게 대답하고 올라왔지만 억새며 칡넝쿨이며, 잡초가 하도 무성하여 옷을 갈아입을 수조차 없었다. 칙칙하게 젖어있는 아랫도리에 땀까지 배어나오니 기분이 말이 아니었다. 어디 마땅한 바위라도 있었으면 스슴치않고 그쪽으로 가서 옷을 갈아 입었을 터인데. 개울도 그렇게 크지도 않았지만 접근하기도 어려웠다. 덩굴과 키큰 초본류가 갈길을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이런 악조건은 숲바닥이 마치 늪지대처럼 물을 머금고 있어서 등산화가 금방 무거워짐으로써 설상가상이 되었다. 가죽에 물이 스며든 것이다. 그러나 곧 참나무 숲이 되면서 잡초며 억새와 넝쿨은 참나무 숲으로 바뀌고 길가엔 턱까지 오는 산죽들이 경쾌한 소리를 내며 길을 내준다.
10 / 37 분: 산속에서 물소리를 들으며 반바지 반소매로 갈아입는다. 억새며 넝쿨이 무릎에 자꾸만 가려움 태울 정도의 상채기를 내기 때문이다. 게다가 뱀이라도 풀섶에 오그리고 있다가 맨살에 독이라도 쏘면... 무릎아래쪽은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개구리를 밟았는지 뱀대가리를 밟았는지 알 수가 없다. 뻘밭을 밟으면 기분 나쁜 소리가 나든가 발이 미끄러지기 때문에 금방 알 수는 있지만 그외엔 풀밭속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여름철엔 이런 산에 아무리 훌륭한 산행 코스가 있다고 해도 찾아낼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숲속의 공기는 시원하지만 축축하다. 서울시내가 주변의 도시와는 달리 유난히 뜨거운 것처럼 이 숲속도 주변의 절개지나 시골길과는 전혀다른 기온을 보이고 있다. 더위라고 느낄만한 조그마한 흔적도 숲속에는 없었다. 호흡이 가빠지면서 제풀에 땀방울이 흐르는 것은 겨울에도 있을 수 있는 운동열이다. 이 곳습기는 아마 동해안이 가까우니 동해안의 북동기류가 여기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닌가 싶다.
11.45 분에 정상도착. 1시간 45만에 정상에 섰다. 정상일대는 주위의 숲을 깎아 조망이 좋은 편이다. 남서쪽으로 20-30m 정도 가면 높이를 알 수 없을 정도의 절벽이 있어 조망이 특히 일품이다. 골짜기가 내려다 보이며 멀리 백암산까지 이어진 가마봉 능선이 보인다.
정상에서는 첫발을 디디자 말자 기다리고나 있었다는 듯이 잠자리떼들이 날아 올라 하늘을 뒤덮어 버리는 것이었다. 잠자리들의 고향은 연못가에 있을 게 아닌가? 그런데 감악산에서처럼 이곳 머나먼 강원도 땅 1200미터 가까운 높은 산 정상에서 잠자리떼들은 축제라도 벌이는 듯이 마치 눈송이가 허공 가득히 날리듯 공중을 까맣게 날고 있다. 잠자리 뿐 아니라, 이곳은 나비, 벌등 곤충의 천국이다. 잠자리들도 감악산처럼 고추잠자리만 있는게 아니다. 고공비행을 즐기는 큰 잠자리도 있어 까마득히 올려다보였다. 북서쪽 봉우리 위를 보면 안개가 피어오르고 있는 검은 하늘을 배경으로 잠자리들이 구름떼처럼 날고 있다. 정상에 도착했을 때에는 땅위에 더러 앉아 있었던 잠자리들. 내가 도착하자 새까맣게 날아오르는 것이었다.
이곳 정상의 하늘은 안개구름으로 잔뜩 흐려있다. 그래서 주변의 산을 제대로 볼 수가 없다. 지난번 감악산이나, 십자봉과는 달리 그늘이 없는 데도 서늘하기 짝이 없다. 정상으로 올라오기 전에는 금방이라도 비가 올듯이 검은 구름이 골짜기위에 잔뜩 몰려 있는 듯했는데 비가 올 것 같지는 않은 안개구름들이었다. 정상부근만 어둡고 다른 곳은 다 맑은 것 같다. 앉아 있는 사이 눈이 감기어 땅바닥에 등을 대고는 조금 눈을 붙이고 일어났더니 시계가 조금 양호해져 있다. 다시 남서쪽 가마봉의 단애위에 서니 절경의 조망을 보여주고 있다. 이곳 정상에서 들리는 인공적인 소리는 하나도 없다. 그 흔한 차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다. 그 많은 차들이 설악산을 향해 멎어있던 홍천 가도가 생각난다. 어쩌자고 설악산에만 가려고 하는가? 아마 올해 차를 장만한 사람들인가? 아니면 작년의 혼란을 벌써 잊어버린 사람들일까? 있다면 굉장히 크게 들리는 나의 이명소리밖에 없다. 산을 뚫어 길을 낸 곳이 곳곳에 눈에 띄지만 거기에 차같은 것은 보이지 않는다.
가매봉( 이동네사람들은 가매봉이라 부른다) 정상은 시원하다. 햇빛이 나도 시원할 것 같다. 안개구름이 하늘로 치솟는다. 왱왱거리는 벌, 파리소리가 한가한 대낮의 가마봉 정상-1191m- 1 시간이 돼간다. 정상에 이렇게 오래 있기도 처음이다. 정상은 남동 쪽 암봉과 남서쪽의 단애와 북서쪽의 암봉으로 나눠볼수 있으나 뚜렷하게 분리돼있는 것은 아니고 붙어 있는 편이다. 동쪽 암봉만 조금 분리된 편이라고 할 수 있을 듯. 거대한 노랑나비가 이마를 스칠듯이 지나간다. 이제 잠자리의 비상은 조금 멎었다.
가마봉은 오기 어려운 산이다. 강원도의 어중간한 오지에 박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호젓한데다 높이가 1200미터 가까이 되는 큰 산이고 가마봉에서 백암산으로 종주하면 아름다운 폭포 개령폭포를 만날 수 있어 종주산행 깃점으로는 적당한 산이다.

교통편:
홍천이나 신남에서 김부리가는 완행버스 이용(시간 불확실)
홍천시외버스공용정류장전화:0366-32-7893

문화재와 볼거리:
개령폭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