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나무산 859m
위치: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 가평군 북면
코스:
가평천-대원사-능선봉-능선-정상-북릉-계곡-가평천
구나무산 산행지도
산행:

구나무산은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과 가평군 북면 경계에 있는 산이다. 구나무 산의 모산은 우목봉, 나아가서는 명지산이다. 명지산은 아재비고개를 사이에 두고 서남쪽 즉 우목봉쪽으로 힘찬 가지를 뻗고 있는데 우목봉에서 한가닥은 매봉-칼봉산 방면으로 뻗고 한 가지는 백둔계곡을 형성하면서 동으로 뻗어 가평천에서 끝난다. 이 가지의 제일 높은 산이 구나무 산이다.
이 산으로 가려면 우선 명지산과 화악산행 들머리가 있는 가평천 계곡을 따라 올라간다. 백둔리로 들어가는 다리(현재 공사중)가 나오면 임시도로로 가평천을 횡단한 뒤 백둔리 행 길을 따라 들어가면 구나무골 민박이 나온다. 민박집을 지난 뒤 산모롱이를 돌아가면 새다리가 보이고 공사장이 보인다.(민박집겸 음식점 공사장인듯). 새다리를 건너가면 개울이 나오는데 개울을 따라 들어가면 계곡옆으로 산길이 나온다.
또하나의 산행입구는 백둔리로 들어가는 다리가 나오기 전 200여m되는 지점에서 가평천에 축조된 보가 보이고 건너편 높은 언덕에 대원사가 보이는 지점에 있다. 길을 따라 가평천으로 내려가 보를 타고 가평천을 건너(수량이 많을 때는 백둔리로 들어가는 들머리의 다리를 건너 보가 있는 지점으로 올 수도 있다)길을 따라 대원사로 올라가면 된다. 위에 말한 두 곳의 산행 입구를 등산 및 하산로로 정하고 산행하면 거의 원점 회귀형 산행을 할 수 있다. 산에서 내려와 약 1.3km정도 도로를 걸으면 된다.
그 밖에 위의 2곳의 등산로로 구나무산을 오른뒤 정상에서 남릉을 타고 옥녀봉을 지나 용추폭포가 있는 용추골로 하산, 가평읍으로 바로 나오는 방법도 있다. 산길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숫자로 보아 하산길로 옥녀봉 코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가평천은 물이 맑고 명지산, 국망봉, 화악산등 1200m를 넘나드는 큰 산들을 끼고있는 계곡에서 흘러내리는수량도 많아 언제나 시원한 경관을 보여주는 하천이다. 주변의 산들도 훼손되지 않은 숲으로 두터운 옷을 입고 있어서 사철 시원하고 풍요한 자연환경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하나둘 시설들이 늘어가면서 경관이 훼손되고 하천의 오염도 멀지 않았다는 느낌이 든다.
보를 횡단하여 대원사로 올라가는 길로 들어서면 정갈하게 마무리된 돌길위에 낙엽이 쌓인 늦가을 산사길이 반긴다. 사람들의 왕래가 많지 않은 대원사길은 급경사이지만 숲이 울창하여 운치가 있고 늦가을이 되면 서 나목사이로 푸른 가평천이 내려다보여 조망이 시원한 산길이다. 맞은 편에 수덕산이 올라갈수록 점점 키를 높인다. 대원사는 평범한 절이지만 가평천을 내려다보이고 수덕산이며 부근 일대의 높은산이 조망되는 지점에 위치하고 있어서 스님들의 수행에는 더 없이 좋은 환경일 듯하다.
대원사에서 눈에 띄는 것은 큰 바위아래 생긴 자연석굴을 이용한 석굴암이다. 석굴에는 석불들을 봉안하고 있고 최근에 석조한 나한상이 가득히 안치되어 있어서 눈길을 끈다. 산길은 당우들을 지나 맨마지막으로 산신각옆을 통과하면서 올라가는 길이다. 능선마루턱에 올라서면 반대쪽 계곡으로 올라온 차가 보인다. 여기서 능선을 따라 올라가면서부터 구나무산 산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11월 14일. 이날은 기억해둘만한 날이다. 구나무산의 낙엽송이 황금빛으로 물든 것을 본 날이기 때문이다. 가을산 중에서 가장 볼만한 산의 모습은 낙엽송이 황갈색으로 물든 능선의 모습이다. 아미산(횡성)을 올랐을 때에도 보았던 그 능선, 발교산을 찾았을 때에도 보았던 그 능선과 금빛 숲의 모습을 오늘 이곳 구나무 산에서도 볼 수 있을 줄이야. 영양(경북)에 갔다오던 무렵에도 낙엽송숲이 물든 능선을 보며 그 아름다움에 넋을 잃었던 기억이 난다. 사실 구나무산 산행을 생각하면서 낙엽송에 관한 것은 꿈도 꾸지 못했다.
능선을 올라가면서 다른 나무들 사이로 조금씩 보이는 것이 안타까왔고 끝내 전체를 바라다 볼 수있는 전망대가 없어서 낙엽송숲의 장관을 완벽하게 감상하지는 못했다. 이 능선은 꽤 경사가 급하지만 능선양쪽의 낙엽송 단풍과 울창한 수림이 시야를 차단해주어서 그런지 산길이 조용하고 운치가 있어서 산행하기가 고즈녁하고 숲으로부터의 위안같은 것이 감지되어 온다.
능선에는 두어군데 암릉이 있다. 암릉은 길지 않고 위험하지도 않지만 옆에 우회로가 있어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 산길엔 낙엽이 수북히 쌓여 있어서 경사가 급한 곳에서는 미끄러울 지경이다. 나목 사이로 보이는 양옆의 산등성이도 그렇게 험해 보이지 않고 바위로 이뤄진 단애와 같은 예각적인 산형을 찾아보기 힘든다. 식생도 올라갈수록 굴참나무 계열 숲사이에 단풍나무가 간간이 섞여있고 어쩌다가 박달나무가 보이는 정도의 식생으로 거의 통일되어 있는 듯하여 비교적 단순한 숲의 성격을 볼 수 있다.
1시간 남짓 올라오면 해발 640m정도되는 안부에 도착한다. 정상능선에서의 숲의 모양은 거뭇거뭇한 수피에 장정 장딴지 정도의 둥치로 자란 굴참나무 숲이 정상까지 이어져 이것도 장관이라면 장관이다. 숲이 울창하여 주변의 조망이 막혀있다. 안부에서는 오른쪽 즉 서쪽으로 진행해야만 정상쪽으로 갈 수 있다. 10분쯤 가면 676m봉이 나온다. 이 봉우리는 암봉이지만 올라가는 쪽에서는 암봉으로 보이지 않아 올라가면 반대쪽으로 꽤 높은 단애가 형성되어 있다. 봉우리에 올라오기전에 오른 쪽으로 길이 하나 분기된 것은 우회로였던 셈이다. 단애 자체는 내려가기 어려운 단애는 아니다. 바위를 확실히 붙잡고 내려가면 쉽게 내려갈 수 있다. 어쨌거나 이 암봉에도 구나무산에서는 보기힘든 소나무가 암봉을 호위하듯 에워싸며 자라고 있다. 암봉에 걸맞는 모양새가 좋은 경관을 만들고 있는 것도 암봉의 풍경에서만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이다.
이 봉우리를 지나고 다시 조금 높은 봉우리가 나오고 길은 봉우리를 살짝 비켜 나있다. 서쪽 능선이 보이는 곳으로 나오면 서쪽으로 높이 솟은 구나무산 정상이 보인다. 연무에 쌓여 조금 희미해진 것이 필요이상의 거봉으로 보이게 만드는 것 같다. 오늘은 연무(박무)가 자욱하여 시야가 안개가 끼인 것처럼 불량하다. 가을에 기온이 높고 외부로 부터의 기류유입이 불가능할 정도로 기압체계가 안정되어있을 경우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런 날이 자주 생기는 것은 산꾼들에게는 대단한 불만거리다. 원경을 볼 수가 없지 때문이다. 지난 주 지리산 남부능선을 탈 때도 이런 박무현상 때문에 삼신봉에서 보면 누구나 감탄한다는 그 장대하다는 지리산능선을 볼 수가 없었다.
두번째 봉우리에서 급경사를 조금내려가면서 부터 다시 굴참나무숲이 계속되고 숲길은 발목이 빠질 정도의 낙엽융단의 연속이다. 숲사이로 끝없이 뻗은 능선길을 뒹굴며 가고 싶은 황갈색 참나무 낙엽의 거대한 보료! 들리느니 바싹바싹 낙엽을 밟는 발소리뿐이다. 나목사이로 정상부근에서 남동방향으로 뻗은 높은 지능선이 보인다. 그 능선의 높이가 정상을 가늠하는 유일한 잣대였던 셈이다. 밋밋한 오르막길에다 미끄러운 낙엽을 밟으면서 마루턱에 올라오면 북쪽 능선길과 정상으로 가는 길이 나뉘는 지점이 나오고 이곳을 지나 평탄한 산길을 조금 더 가면 넓직한 헬기장이다. 이곳이 정상이다. 의당 보여야 할 조망은 박무현상 때문에 어디든 가물가물하여 보일락 말락한다.
삼각점은 능선을 따라 조금 더 남쪽으로 가면 옥녀봉으로 가는 능선내리막 길이 시작된 능선 마루턱에 있다. 그곳에서의 조망은 백둔리가 내려다 보이는 조망이다. 하산길은 정상에서 왔던 길로 조금 북쪽으로 나와 북쪽 능선을 타면 된다. 경삿길을 조금 내려오면 밋밋한 능선봉을 하나 지나게 되고 능선봉을 지나면 소나무가 많은 또 하나의 능선봉이 보인다. 이 능선봉이 보인다 싶으면 리본을 잘 살펴보면서 걸어가야 한다. 몇 걸음 안가 내리막길이 보일 것이다. 내리막길을 따라 한참 급경사를 내려가면 리본들이 걸려있는 곳이 있는데 이것은 오른쪽으로 가지 말라는 신호다. 이 신호를 무시하면 오른쪽으로 나있는 깊은 계곡으로 내려꽂히듯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왼쪽으로 조금 방향을 틀어 내려가면 잣나무숲이 나온다. 능선이 갈라지는 곳인듯 한데 이곳에서는 숲가장자리로 나있는 오른쪽 길로 내려간다. 잣나무숲의 그늘이 비로소 제대로 된 산숲이라는 듯 묵직한 무게로 느껴져 온다. 조금 내려가면 이번에도 잣나무숲이 나온다. 이번에는 숲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러면 잣나무숲속 급경사 길이 되고 한동안 급경사를 내려오면 평탄한 잣나무 숲속길이 이어진다. 이 잣나무 숲과 그 속 숲길이야 말로 구나무산 산행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테레핀유 향기, 그 황금빛 솔가리의 폭신한 감촉, 싱싱한 우리의 소나무의 빛나는 생명력(소나무 가운데 학명자체가 한국의 소나무라고 되어 있는 것은 이 잣나무뿐이다)이 뭉쳐진 껄그럽고 회색빛이면서도 너무도 정갈해 보이는 수피, 그 둥치가 하나씩 거인처럼 옆으로 지나가는 잣나무 숲속 산행은 더할나위 없이 상쾌한 것이었다.
잣나무 숲을 나오면 개울이 보인다. 이곳에서 목을 축이는 계류는 그 맛이 시원하기 그지 없다. 개울을 건너면 산판길이다. 길이 넓어 걷기가 좋지만 한동안 걸어가다가 내리막 길을 알리는 리본이 보이는지 확인해야 한다. 개울가로 내려서는 숲속 오솔길로 숲을 빠져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길로 내려서며 개울가로 나오면 낙엽송 숲길이다. 개울이 나오는데 개울의 모양이 보통이 아니다. 낙엽송 낙엽이 떨어진 검은 빛깔나는 암반을 따라 계류가 소리를 내며 흐르고 작은 와폭이 되어 깊은 소안으로 빨려든다. 구나무산에도 이런 계곡이 있었다는 말인가? 이 계곡은 구나무골에서 서남쪽으로 파고든 깊은 계곡으로 구나무산 정상에서 서북서쪽으로 뻗어 있는 능선상의 한 봉우리인 781m봉에서 시작된 긴 계곡인 것이다. 하여간 산길 말미에 민박집인지, 음식점인지 모를 큰 공사가 벌어지고 있는 것은 구나무산과 계곡의 알려지지 않은 이런 자원을 이용하겠다는 속셈에서 진행되는 것일 터이다. 그러나 이용은 하더라도 파괴는 하지 말아야 하는데 지금 이 좋은 계곡 끝에서는 석축을 쌓고 웅덩이를 만들고 뭉개고 변형시키고 깨는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자연을 보존하면서 개발하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98년 11.14일 산행. 산행시간 4시간 30분 정도.

숙박 및 교통편: 가평읍에서 하루 4회운행하는 백둔리행 버스 이용. 가평읍에서 적목리행 버스이용.
구나무골 민박:82-4913, 가마소 유원지 민박:82-0674, 백둔골가든:82-8083

문화재와 볼거리:
가평천, 명지계곡, 명지폭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