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락산1964미터
도락산2 - 그 아름다움의 분석 그리고 부석사
도락산 산행지도


도락산은 충북 단양군에 있는 이 일대 바위산들(수리봉, 황정산등) 중 대표적인 바위산이다. 바위와 소나무가 어울어져 높은 품격을 보여주는 그림같이 아름다운 산 도락산으로 가자면 단양팔경중 하선, 중선, 상선암이 있는 단양천계곡으로 들어가야 하니 절반은 단양팔경 구경을 하면서 산에 들어서게 되는 셈이다. 단양천 계곡은 천변의 암벽이 그림같은 곳이 많고 암벽 위에는 소나무가 골바람에 싱싱한 가지를 흔들고 있어서 여기가 거기(동양화에서 자주 보던 장면)로 구나 하고 경관에 취해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소나무, 단애, 계류가 자아내는 회화적 아름다움은 고스란히 도락산으로 연결된다. 산행깃점이 그 유명한 삼선암 중 맨 위인 상선암이기 때문이다.
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상선암 바로아래에 있는 다리를 건너 동네를 통과한 뒤 왼쪽에 솟아있는 능선봉쪽으로 올라가면 철난간도 곳곳에 설치된 급경사 암릉길로 능선봉에 올라서게 된다. 이 과정에서 단양천계곡을 내려다보는 시원한 조망은 일품이다. 능선봉에 이르면 길은 평탄해지고 골짜기만 보이던 것이 산능선과 도락산 주위의 능선과 계곡이 다보이는 능선길이 기다리고 있다. 이런 길은 그냥 통과해 버릴 게 아니라 암릉길위에 척하니 가지를 늘어뜨린 노송이며, 왼쪽 도락산 상선상봉에서 단양쪽으로 뻗은 능선이며, 도락산 선바위 능선들을 보면서 산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한번 더 정리하면 암릉의 첫부분은 가파르지만 단양천 계곡이 내려다보여 경관이 뛰어나며 북쪽의 치마바위나 계곡건너편으로 바라보이는 육산 용두산(994)의 조망도 좋다. 30여분 진땀을 흘리며 능선에 오르면 도락산정상은 보이지 않으나 단양천을 따라 도락산으로 뻗어올라가는 주능선이 보인다. 소잔등처럼 평탄한 길이 이어지지만 길 양쪽은 단애(특히 왼쪽)로 이루어져 있어서 아름답다. 다시 급경사 암릉을 올라 해발 818미터의 상선상봉에 도착, 주릉선에 이른다. 이 코스는 약간 우회하는 길로 도락산의 외곽능선을 돌아간다고 볼 수 있는 길이다. 상선상봉에서 능선을 따라 남쪽으로 가면 또다른 노송이 많은 암릉지대가 된다. 급경사를 올라가면 지금까지의 행로가 다보이는 거목노송아래에 당도하는데 이곳에서부터는 본격적인 주릉으로 암릉의 백미가 나타난다. 서쪽으로 엄청난 암벽이 솟구치고 멋진 소나무는 바위끝에 매달리거나 바위틈에 끼여 동양화적 미감을 나타낸다. 노송과 암벽, 까맣게 내려다보이는 단양팔경의 계곡, 암봉과 슬랩으로 정상까지 이어지는 굴곡많은 암릉은 국내 어느산의 암릉보다 아기자기하며 남서쪽으로 황정산, 동북쪽으로 소백산이 보이는 조망등 아름다운 경관과 조망을 갖춘 좋은 산이다. 도락산의 암릉은 도봉산의 포대능선을 연상시키는 암릉길이지만 국내 산의 어느 암릉에도 뒤지지않은 동양화적 미관을 갖춘 능선이다
또하나의 코스(요즘은 거의 이 길로 다닌다)는 능선으로 올라가지 않고 오른쪽 계곡-다리가 있음-을 건너 선바위가 있는 능선으로 가면작은 선바위, 큰 선바위, 검봉, 철난간 위험지대, 채운봉을 지나 도락산 주능선에 바로 도착할 수 있다. 암릉을 타는 재미와 암봉으로서의 도락산의 매력에 정면으로 빠져들 수 있는 도락산 전망도 좋고 길도 봉우리와 안부를 넘나들고 하는 아기자기한 코스이다.
하지만 앞서 말한 코스의 전망대가 있는 암릉 아래쪽 바위에서 남쪽 계곡을 가로질러 건너편 능선을 보면 광개토왕비를 닮은 입석이 서 있는 것이 보인다(이것이 선바위임. 선바위의 전반적인 경관은 멀리서 바라보기가 더욱 좋다).

산행기 - 도락산 암봉미의 전형


94년 여름의 폭우 :
금년 여름 단양지방을 휩쓸었던 홍수의 상처가 단양8경의 단양천지역 곳곳에 남아 있었다. 산꼭대기에서 보면 골짜기란 골짜기는 폭류가 훑어 흘러내려가며 사태를 낸 상채기가 흉물스럽게 드러내고 있다. 길이 100미터쯤 되어 골짜기라고 할 것도 없는 골짜기에도 물이 흘러간 자국이 사태는 마찬가지이다. 삼선암으로 들어가는 도로도 군데군데 파괴되어 비포장인 채로 남아 차가 지나가면 먼지를 뽀얗게 날린다. 단양천변의 도로는 꽤 높은 곳에 축조된 것으로 아마 수10년동안의 강수량이 도로구조설계에 기본적인 자료가 되었겠지만 엄청난 강수량으로 그런 도로가 엉망이 되었을 정도로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비가 내렸던 모양이다. 물이 골짜기를 가득 채우며 흘러내려간 자국이 아직도 남아 있다. 대단한 수위를 보였을 것이다. 골짜기 저지대 전부가 홍수로 범람했던 것을 어림할 수 있다. 정상에서 채운봉을 넘어 골짜기로 내려오다가 사태로 길이 끊긴 개울로 하산하는데 골짜기의 길이가 얼마 안되는 데도 기존의 물길은 흔적도 찾아보지 못할 정도로 홍수가 골짜기를 사태처럼 훑어지나간 흔적이 한겨울 햇빛 속에 하얗게 반짝이고 있었다.당시의 개벽적인 폭우가 어느정도였는지 짐작하기가 어렵지 않았다. 자연의 힘, 그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어떻게 1km가 될까말까한 길이의 작은 골짜기에 이런 엄청난 물이 흘러내려갈 수 있을까? 하류쪽은 폭 30미터가 가까울 정도로 햇빛을 받고 하얗게 빛나는 거대한 돌멩이들이 나뒹굴어 돌밭을 이루고 있었다.길이에 있어서 적어도 10여배가 될 정도의 지리산 계곡 개천바닥을 연상케 할 정도였다.

급경사의 암릉:
도락산은 능선산행의 묘미가 뛰어난 산이다. 어제 산행에서 다시 한번 그런 것을 느꼈다. 마을로 들어가는 시멘트 포장 도로를 올라가다가 조그마한 절앞으로 난 길을 따라 산으로 들어가면 제봉(818)으로 이어지는 급경사 능선길이 된다. 거의 세미 클라이밍이 필요할 정도로 급경사이다. 여기저기 노송이 서 있고 몇 그루의 고사목도 있어서 사진찍기에 좋다. 바로 옆에 단애가 있어서 오른쪽 계곡과 능선을 조망하기도 좋다. 산행의 첫부분부터 주위가 범상치 않은 경관을 보이고 있음이 드러나는 것이다. 위험한 곳에는 철제계단이 설치되어 있는 것이 얼마전의 산행때는 보지 못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주위의 경관도 뛰어나다. 오른쪽 선바위- 채운봉 능선이 나란히 달리는데 특히 선바위는 마치 만주 집안에 있는 광개토대왕비를 닮았다. 내려올 때 그 바위를 유심히 보아두려고 했지만 시간 때문에 그곳을 둘러 오지 못한 것이 유감스럽다. 이제 처음 능선을 비추기 시작한 햇살이 그쪽 능선 일부와 선바위를 비추기 시작한다. 망원을 끼워 찍어보지만 뷰파인더에 나타나는 그림은 빛의 부족으로 소망스럽지가 못하다.이 능선에 붙기 시작하면서 훌륭한 조망과 급경사에 산을 오르는 이는 긴장이 되면서도 명산에 온 호연지기를 맛볼 수 있다. 주위의 경관이 골산의 풍모를 보이는 것이 건너편산의 육산과는 대조적이기 때문이다. 제봉까지의 조망은 고사목이 있는 급경사길까지는 주로 오른쪽 계곡과 그 건너편 능선그리고 삼선암을 빚어놓은 단양천 골짜기, 그 건너편 산들이다. 올라가고 있는 능선이 이 능선의 좌우로 전개되는 조망은 왼쪽이 슬랩형 치마바위로 이루어져 있고 오른쪽은 바위들이 비죽비죽 곧추선 모습을 보인다. 선 바위는 그런 바위 중에서 뛰어난 모양을 갖춘 것이다. 이 급경사를 오른 뒤 턱을 올라서면 완만한 암능길이 이어지고 제봉이 저만치 보이기 시작한다. 능선에서 왼쪽을 보면 조그마한 골짜기 건너편으로 단양천과 나란히 올라온 능선이 꼬불거리며 제봉으로 이어지고 있다. 주능선으로 가는 이쪽편 지능선은 치마바위와 절리된 바위들이 곳추선 형태의 두가지형의 바위로 아래쪽은 슬랩 위쪽은 아름답다는 탄성이 절로 나오는 곳추선 바위들의 자유로운 포치로 장관을 연출한다. 도락산을 찾는 사람들이 처음 뿌듯한 자연교감의 첫순간을 맞는 것이다. 더구나 걸어가고 있는 완만한 능선은 양쪽으로는 단애를 이루고 있어서 좌우 능선을 조망하기가 좋은 데다가 멋진 노송과 암릉의 조화로 기분은 산새가 된 느낌과 유사해진다. 제봉까지는 조금전의 급경사길과 유사한 바위지대가 되지만 그렇게 길지는 않아 금방 제봉에 도착할 수 있다.

노송과 암릉:
제봉에 오르면 소백산, 도솔산 연봉, 멀리 금수산일대도 눈에 들어온다. 제봉에서 형봉-정상까지는 암릉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는 코스이다. 정상까지는 능선상의 크고 작은 암봉을 여러차례 오르내려야 하는데 그럴때마다 고도를 높여가 주위의 조망은 더욱 훌륭해지고 점점 더 운치를 더해가는 노송을 볼 수가 있다. 암릉-암봉 가운데는 천상의 바위운동장 같은 넓은 테라스를 이룬 곳도 있다. 오른쪽은 급한 슬랩으로 낭떠러지를 이루고 저아래 골짜기까지 이어진 암벽이 되어있다. 채운봉 쪽은 오늘 처음이었는데 그곳에서 본 주능선의 암릉은 숨을 막히게 할 정도로 거대하고 호방한 것이었다.
처음 산행을 시작할 때의 슬랩은 검은 회색으로 물이 흘러내린 직선의 허연 흔적이 있는 바위였지만 정상부 암릉의 바위는 세월의 풍우에 곱게 씻긴 흰색이다. 이 부분을 멀리서 보면 아마 도락산은 백악으로 보일 것이다. 바위로 형성된 건성의 골계미를 군데군데 바위 틈바구니를 비집고 살아가는 노송으로 중화시켜 기막힌 동양화를 만들어주고 있는 이부분은 도봉산 포대능선의 암릉보다 더 좋은 구성을 보인다. 군데군데 남아있는 고사목도 이곳 암릉의 아름다움에 멋진 터치를 첨가해준 요소로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이다. 고사목은 일단 사진을 찍으면 그 아름다움이 더욱 현실적으로 드러난다는 것을 나는 경험으로 알고 있다. 고사목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중에는 지리산 제석봉 고사목을 비롯, 성공한 사진이 적지 않다.
천상의 테라스에서 정상으로 가는 능선이 도락산의 압권이다. 특히 정상이 보이는 마지막 암봉에서 거대한 슬랩과 암벽으로 이뤄진 도락산의 모습을 바라보면 숨이 막힐 지경이다. 완전히 하나의 바위로 이뤄진 것을 알 수 있다. 거대한 바위라고 했지만 바위는 하나의 규모를 암시해주는 단위로 연상된다. 그런데 여기서 보는 바위는 산의 모습 그것 자체이다. 인수봉이 하나의 바위이기 이전에 산인 것처럼 말이다.
드디어 정상에 오른다. 2시간 45분만에 정상 964.4미터에 이른 것이다. 양지쪽에 앉아 점심을 먹는다. 황정산과 경북으로 넘어가는 고갯길이 빤히 보이는 지점으로 두어발자국 아래는 천길 낭떠러지를 이루고 있다. 정상에서 조금 동남쪽으로 내려온 지점인데 이곳에 낭떨어지가 있는 줄은 몇번의 산행으로도 알지 못했던 터였다. 이곳에서 보니 눈아래 보이는 조그마한 능선의 가장 작은 골짜기에도 금년 여름 폭우의 상채기가 보인다.정상에서는 황정산(지난 4월에 올랐었다)이 가깝다. 소백산은 구름속에 파묻혀 있다. 나중에 제천으로 나오면서 보니 구름이 끼였던 정상 능선은 하얗게 눈꽃이 피었는지 능선 끝부분에서만 눈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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