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산 718m

98 도봉산의 가을포대능선으로 올라가면서 찍은 단풍사진. 아직은 단풍에 물들려면 멀었다.

도봉산 파노라마 (좌상단부터 시계방향 만장, 칼바위,신선대서쪽길, 오봉능선)

도봉산산행지도


사진: 다락능선에서 바라본 2대 거벽

도봉산은 언제 가보아도 뛰어난 산세, 준수한 기상에 감명을 느끼게 되는 산이다. 그 능선에 서면 웅건하고 호방한 정기가 무시로 전염되어 오는 것을 피부로 감지한다. 능선과 골짜기 어느 지점에서 보아도 명산의 자태가 감탄을 불러일으키는 산 도봉산. 그 바위의 빼어난 기상, 강고한 풍모, 능선의 변화무쌍한 굴곡과 다양한 코스로 언제 찾아도 품은 넉넉하고 능선에서 본 산의 형상은 산악미의 고전이어서 산을 배우는 사람들이 우선 도봉산에서 먼저 산의 의미를 터득한 뒤 전국의 산을 찾게되고 다시 도봉산으로 돌아오곤 하는 과정을 되풀이한다. 도봉산은 요즘 평일에도 붐빌 정도로 사람이 많다.
다락능선, 포대능선, 신선대, 마당바위를 잇는 인기코스는 물론이고 우이령을 잇는 코스까지도 붐빈다. 소란하기는 해도 도봉산은 항상 그렇듯이 의연한 정기를 발산하며 찾아온 사람이 수백이든 수천이든 그들 모두에게 한결같이 깊은 인상을 남긴다. 골짜기마다 단풍에 물든 나무가 한 두 그루 보여 산에 온 주부들의 호들갑스런 감탄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도봉산은 이제부터 단풍피크때까지는 몹시도 혼잡해질 것이다. 도봉산에 와서 여유있는 마음으로 조용히 산의 경치를 감상하거나 하는 일은 이젠 사치에 속한다. 집에 돌아와 도봉산산행을 생각하면 포대능선에 줄을 지어서서 쇠난간을 잡고 오르내리던 사람들의 발뒤꿈치나 한두사람도 아닌 떼거리로 외쳐 대던 신선대의 시끄러운 "야호" 소리가 먼저 떠오를지도 모른다. 그래서 아무리 붐비더라도 능선봉의 전망대에서 자신만의 공간을 찾아 주위의 암봉이며 송추쪽이거나 오봉쪽이거나 울창한 숲등 경관을 잠시나마 조용히 바라보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바위전망대는 곳곳에 있어서 그런 공간을 찾기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도봉산에는 수많은 코스가 있고, 자신의 능력껏 산을 오를 수 있는 산이 도봉산이다. 필자의 경우는 록 클라이밍을 하지 않으므로 보통 매표소와 금득사를 지나면 나오는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들어가 은석암-다락능선으로 붙는 코스로 주로 다닌다. 도봉산의 얼굴격인 만장봉과 선인봉, 자운봉의 암봉과 암벽을 다락능선 위에서 관망할 수 있는 잇점 때문이다. 의정부로 가는 도로와 나란히 뻗은 이 지능선에 도달하면 만장에서 포대능선까지의 스카이라인이 보이는데 녹음이 우거진 계절엔 암봉들과 암벽의 하얀 회색의 색감은 주위의 녹색과 상호보완 하는 보색의 묘를 보여 먼저 일차적인 충격속에 산의 잔영을 그리며 숲속 오솔길로 들어서게 된다. 은석암에 가까이 오면 다락능선이 시작되는 암자 뒤 암봉(미륵봉)이 눈에 들어오는데 돔형바위들이 엇물린 형태이지만 전체적으로 둥그스럼한 인상을 주는 이 암봉의 하얀 석면과 거기에 어울리는 소나무들의 푸른 색깔이 유난히 시선을 끄는 곳이다. 소나무가 바위를 좋아하는 것을 여기서도 볼 수 있다. 봉우리를 지나면 작은 능선에 닿게 되고 능선에 오르면 골짜기너머 도봉산의 가장 큰 절 망월사가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조금 더 가까워진 만장봉과 자운봉, 그리고 포대능선의 스카이라인이 시야에 들어온다. 조금더 올라가면 다락능선의 가장 높은 능선봉이 나오는데 도봉산 만장봉의 위용을 보려면 이 능선봉에 올라와야 한다. 만장봉이 시작되는 높이는 해발 350-450미터(추정)부근인데 비해 이 능선봉의 높이는 550미터(추정) 가까이 되어 만장봉을 조망할 수 있는 적당한 높이가 되고 또 만장봉 부근엔 다락능선 말고 다른 능선이 없다. 이 능선봉에서 보이는 암벽이 우리나라 최대의 거벽들이라는 사실을 알고 바라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비록 조금 멀기는 하지만 만장봉 옆으로 북한산의 인수봉이 같이 보이기 때문이다. 만장봉일대에 안개라도 끼여있다가 서서히 벗겨지면서 암벽이 조금씩 드러나던 어느해 여름의 감동은 아직도 기억에 새롭다. 도봉산에 자주 와서 눈에 익은 나머지 으례 그려러니 하면서 옆집 개보듯 이곳을 지나친다면 그것은 도봉을 타는 방법이 아니다.
다락능선을 조금 더 올라가면 이번에는 만장봉을 측면에서 볼 수 있는 지점의 봉우리위에 서게 된다. 만장봉과 자운봉은 조금 더 올곧아지고, 더욱 장중한 분위기속에서 선열한 상승감을 선사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주위계곡의 숲이 드러나 구획이 더욱 선명해진 것이 이유일 듯하다. 그리고 햇빛의 각도에 따라 골이 진 곳의 그늘이 유난히 검어 흰 바위색깔과 대조를 이루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포대능선으로 가는 길에 솟아있는 직육면체처럼 생긴 네모바위도 시선을 끄는 바위이다. 능선을 조금 내려오면 망월암에서 올라오는 코스와 만나는 안부가 되고 이곳에서 포대능선 오르기의 본격적인 급경사가 시작된다. 경사의 첫부분은 쇠난간을 붙잡고 급경사를 올라가 바위사이를 지나가는 것. 바위 사이를 지나면 조그마한 출렁다리가 나온다. 이곳은 다리가 없을 때에는 초보자들에게 간담깨나 서늘하게 만들던 지점이다. 이곳에서 바위사이로 올라가는 급경사에는 쇠줄이 설치되어 있다. 한때 커다란 돌이 굴러내려온 적도 있는 난코스지대. 어느해 겨울 이곳에 쇠줄이 없을 때 계단같은 바위표면이 모두 얼어 쩔쩔맸던 지점이다. 이곳을 지나 올라가면 바위위로 쇠난간이 박혀있는 지점이 나온다. 팔힘에 자신이 없는 사람은 아예 올라갈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할 지점이다. 이곳을 지난다음 자그마한 안부에 닿기전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빨갛게 물든 단풍이 미풍에 한들거리고 있는 것이 보인다. 오늘(98.10.9) 처음 보는 단풍이다. 금년의 고기온은 가을마저 뒤로 물리고 있는 판국에 도봉에도 단풍이 시작되고 있는가 보다.
포대능선에 오르기전 두어번 급경사가 있고 전망대도 있어서 다락능선과 만장봉, 만장봉 사이의 계곡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옛날과는 달리 요즘은 어느 바위틈새, 치마바위,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암릉길에도 사람들이 불쑥불쑥 나타나고... 그리고 다니고 있다. 그만큼 암릉과 바위를 타는 기술이 일반화 된데다 암릉화가 폭넓게 보급되어있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평일이나 휴일이나 길이 붐벼 웬만한 곳에선 내려가거나 올라갈 차례를 기다려야 할 형편이기 때문에 옆길로 북새통코스를 통과하는 재미가 솔솔하기 때문일 것이다. 포대능선 코스에서도 그런데가 몇 군데 있다. 하나는 포대정상에서 쇠난간을 잡고 내려오면 앞을 가로막는 큰 입석이 보이는데 그 아래 있는 개구멍 코스이고 다른 하나는 바로 그 바위 옆 송추쪽으로 난 우회로가 그것이다. 개구멍코스로 내려가면, 쇠난간을 잡고 내려갔다가 올라오는 코스를 상당부분 절약할 수 있고, 송추방면 우회로는 포대능선 쇠난간 구간의 대부분을 절약할 수 있다. 그러나 개구멍코스에서는 큰 배낭일 경우 배낭을 처리하는 방법이 까다롭고, 우회로는 암벽을 따라 발디딤에 차질이 없어야 무사히 지날 수 있다. 그러나 경험자와 같이 가면 무난히 통과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도봉산은 보는 산이 아니라 하는(바위를 하거나 새로운 코스로 암릉을 타거나)산이다. 보면서 실제로 올라가보고 즐기는 산으로 도봉산만한 데가 별로 없을 것이다. 설악산같은 곳은 아마추어가 갈 수 있는 곳은 한정되어 있다. 도봉산의 뜀바위나, 칼바위는 아마추어로서는 무리이지만 가이드가(요즘은 도봉산엔 어디를 가나 자칭 가이드로 나설 사람은 적지 않다)있어 발을 디디라는데만 디디면 신기하게 쓱 올라설수 있는 쾌감은 해본 사람만이 그 기분을 알 것이다. 그러나 어제와 같이 날이 맑고 사람들의 기분이 적절하게 고양되어 있고 어디서든지 웃음소리가 들리면 사고가 잘 난다고 한다. 조심성이 부족해진다는 말이다.
포대능선에 올라 남쪽으로 바라보면 도봉산 연릉의 모습이 꽤나 다양한 스카이라인을 형성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포대능선 귀퉁이에 얹힌 거암에서 그 뒤 신선대, 자운봉, 신선대 뒤로 칼바위능선의 봉우리들이 연이어 솟아있다. 특히 뜀바위와 칼바위봉우리는 둥근 바위들이 엇물려 오버랩되는 특이한 모습으로 강한 인상을 준다. 그 오른쪽으로 조금 떨어져 오봉 봉우리가 한두개가 보인다. 포대능선 난구간을 지나 송림을 따라 남으로 조금 가면 신선대바위가 버티고 있고 길은 쇠난간이 연이어 설치된 바위밑 왼쪽 자운봉쪽으로 나있다. 신선대로 직접 올라갈 수 있는 바위에는 오르내린 자국이 있지만 잡을 데가 마땅치 않아 올라가기가 힘드는 곳이다.
도봉산은 신선대까지는 붐비지만 칼바위능선이 시작되는 곳에서부터는 상대적으로 사람이 적은 편이다. 대개가 마당바위를 거쳐 올라왔다가 포대능선으로 내려간다. 그러나 칼바위 능선과 그 남쪽 우이령 능선은 장거리산행에 속하는 구간이기도 하지만 뜀바위와 칼바위의 내리막길이 위험하기 때문일 것이다. 칼바위 능선에서 포대능선-신선대-자운봉-만장봉을 조망하면 신선대까지 오는 동안의 포대능선 암릉이 스카이라인을 이루고 회룡계곡에서 올라온 의정부쪽 지능선 일부도 조망된다. 멀리 사패산도 햐얀 치마바위 능선으로 또렷이 보이고 있다. 칼바위 뒤쪽으로 내려가면 기둥바위가 있다. 클라이머들이 걸어논 빛바랜 슬링과 함께 새로운 슬링이 걸려있다. 기둥바위 조망대앞에는 작은 비석이 서 있었는데 지금은 보이지 않는다. 아마 기둥바위를 오르다가 추락한 사람의 비석인 모양이었다. 기둥바위조망대에서 보는 칼바위 암괴가 자못 장대하고 험상궂다. 거대한 암석들을 이어붙여놓은 것 같은 인상이다. 칼바위암릉옆에는 신선대와 자운봉이 솟아있다. 여기서는 푸른 숲위에 떠 있는 단독 봉우리들처럼 보인다.
우이암쪽으로 가는 길에서 바라본 도봉산은 우만장, 서오봉의 직선암릉으로 보인다. 서쪽은 오봉에서 칼바위로 오고 동쪽은 만장봉에서 칼바위로 오는 스카이라인이다. 실제론 그렇지 않지만 여기서는 하나의 능선으로 보인다. 이 또한 장관으로 보이면서. 우이암 부근에 오면서 능선은 다시한번 힘있게 용트림한다.

도봉산의 위험지대:

일반등산로이면서 위험지대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도봉산 위험지대는 미리 알아 둘 필요가 있다. 도봉산에서 안전한 산행을 하려면 "위험등산로"라는 표지판을 피하면 대체로 안전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앞사람을 따라가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위험코스에 들어가 있음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1.다락능선일대 - 미륵봉으로 가는 코스
2.포대능선: 개구멍 바위, 송추계곡을 내려다보며 암벽을 돌아가는 코스: 포대능선으로 올라 가는 길은 안전장치가 충분하지만 그렇다고 쉽게 생각할 길은 아니다. 얼음이 얼든가 비가 오면 위험은 가중된다. 특히 쇠난간줄이 얼어있어서 잡을 때 미끄러울 경우 그 위험은 크다.
2.신선대오름길
3.자운봉. 충분한 확보물이 있어야 가능하다.
4.칼바위암릉(재수바위, 뜀바위, 칼바위)

도봉산의 특징:
도봉산은 결코 쉬운 산이 아니다.
도봉산의 산악미는 국내 제1급으로 빼어나다.
도봉산은 다양한 산행경험이 가능한 산이다.
도봉산의 아름다움은 둥글둥글한 돔형 바위봉우리들이 능선과 산사면 울창한 숲에서, 또는 아찔한 치마바위를 계곡바닥에 늘어뜨린 채 솟아있는데서 온다.
도봉산의 바위는 절리가 별로 없는 단단한 장년기의 바위이다.
절리의 스케일이 커서 강건하고 웅대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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