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산 509m

암봉과 계곡 폭포의 승경

위치: 전라북도 부안군 변산면, 진서면, 하서면, 보안면
교통: 서울-부안(강남고속버스 터미널 첫차 6시50분, 막차 7시30분 하루 35분 배차) 부안-내소사(개암사 경유 수시운행)
숙박: 내소산장(여관 063-582-7281), 동곡 캠프장(063-581-4644), 동백산장(여관 063-582-7651), 산중민박(민박 063-582-7632)


사진:직소폭포

변산은 전북 부안군의 대부분을 형성하고 있는 반도를 말한다. 변산으로 오는 길은 정주에서 고속도로 인터체인지를 내려서서 부안으로 오는 방법과 천안-공주-부여-금강하구둑-김제-부안의 순서로 부안에 도착한뒤 다시 격포로 가는 길인 30번 도로를 이용, 내소사로 오면 된다.
변산을 보려면 내소사에서 관음봉으로 올라간 뒤 암릉을 따라 계곡으로 내려 선 다음 봉래구곡으로 들어서서 직소폭포를 보고 직소폭포 아래 옥녀담, 선녀탕, 저수지를 지나 봉래구곡광장에 이른 뒤 월명암-낙조대-쌍선봉을 올라야 한다. 쌍선봉에서 지서리로 내려서든지 우회하여 망포대-신선대를 거쳐 다시 석포리 원암 내소사로 내려서는 방법도 있다. 내소사-직소폭포-월명암 축이 변산산행의 관건이기 때문이다. 물론 변산반도는 매우 큰 반도이고 변산 자체도 하나의 산이 아닌 여러 개의 산으로 형성되어 있어서 계곡의 굴곡이 심하고 깊다. 변산은 바깥으로 산이 둘러쳐지고 안으로 계곡이 오밀조밀하게 형성되어 개울의 수량은 많고 개울자체의 길이도 예상외로 길다. 그러나 내소사-관음봉-직소폭포-월명암축에 변산의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물상들이 상당부분 포함되고 있어서 변산에 와서 이곳을 산행하고 채석강을 보았다면 자연경관은 대충 훑어본 모양새는 갖춰진다. 여기에 내소사나 개암사와 같은 단아하고 짜임새있는 절을 관람하고 절의 유래와 절이라는 형식의 온갖 문화유산들을 하나씩 살피고 난다면 변산산행은 충실한 것일 수 있다.
내소사로 들어가는 접근로는 키큰 전나무 숲의 터널안으로 나 있어서 내방객들에게 청량하고 안온한 인상을 준다. 절로의 접근로로서는 이보다 이상적인 길을 생각하기 힘들다. 양산 통도사의 접근로가 노송숲으로 되어 있는 것과는 또다른 운치이다. 두륜산의 접근로는 숲이 다양하고 일주문에서 절까지의 길이 꽤 멀지만 가장 인상깊었던 접근로였다. 내소사로 가까워지면서 길가의 교목은 느티나무 등 활엽수로 변하여 가을에 찾는 사람들에 대비하고 있다. 관음봉으로 오르는 길은 접근로를 반쯤 지났을 때 숲아래 공지를 통과하여 왼쪽 능선으로 올라가는 길로 들어서면 된다. 그냥 올라갈 게 아니라 관음봉과 가는봉(세봉을 동네사람들은 이렇게 부른다)등 두 암봉의 회화적 조화를 눈여겨 보는 안목도 필요하다. 동양화를 자주 본 사람들은 그 산들의 아웃라인이 그림에 흔히 등장하는 산세와 유사하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림의 상단으로부터 윤곽선이 중첩되면서 산발치로 내려오는데 거기엔 일정한 균제와 여유가 있고 윤곽선이 산의 모양을 긋는 구획선에는 잡목이나 소나무가 포치되어있다. 이러한 산의 모양은 첨봉과는 거리가 먼 변산의 유장한 곡선암봉의 특징과 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위에서 말한 여유는 여백을 말하는 것으로 실제로는 슬랩지대에 해당된다. 그러니까 슬랩지대와 숲지대의 절묘한 상관관계가 변산국립공원에서의 회화적 포인트의 한 핵심이라는 것이다. 변산산행에서 이와 같은 아름다운 회화미적 요소를 염두에 둔다면 상당부분 즐거운 산행이 될 것이다. 사실 차를 타고 내소사로 들어오는 사이에도 멀리 보이는 산들이 그런 모양으로 보여 가슴이 설레었다. 이러한 산세는 우리나라에 그렇게 흔하지 않은 경관이다(마이산 정상에서 남쪽으로 내려다보면 조금 그런 장면이 보였던 것 같다).
관음봉 바로 아래 능선 안부에 올라서면 곰소만과 죽도가 보이고 멀리 작은 해협건너 고창군의 산들이 바라다보인다. 바다와 만을 낀 해안조망은 이곳 관음봉에서 그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여기까지가 대충 30분 정도 걸리는 지점이 된다. 관음봉쪽 길을 버리고 계곡을 조망한 뒤 급경사를 조금 내려가면 곧 철계단이 나오고 올라서면 암릉을 따라 길이 나있다. 옛날에는 오른쪽 능선을 따라(아직도 희미한 길은 있다) 암릉으로 곧장 계곡길로 내려가는 코스를 자주 이용했으나 이번 산행에서 보니 암릉을 버리고 암릉옆 골짜기로 내려서는 안전한 길이 생겨있다. 이 길은 원암리에서 오는 길과 원암재에서 만나 계곡으로 내려가게 된다. 필자가 왜 옛날길을 언급했느냐하면 그 능선에서 봉래구곡을 내려다보는 전망이 기가 막히기 때문이다. 선녀탕 아래쪽에 부안군 사람들의 식수원인 조그마한 산곡댐이 만들어져 저수지가 생겨 있는데 그 물빛이 여간 푸른게 아닌데다 주위의 암산의 회화적 터치는 중첩되고 골짜기는 깊고 앞을 멀찌기 막아서서 높직한 월명암가는 능선의 암봉들이 그림의 허한 점을 보완하고 솔숲은 생기를 띠어 파랗고... 바람은 시원하고 우를 보면 관음, 세봉, 의상이요, 좌를 보면 신선, 망포이며 앞은 낙조, 쌍선이니 그 아래 깊은 골 봉래구곡이 펼쳐지는 경관이 가히 절경이 아닐 수가 없지 않은가? 관음봉-암릉-직소폭포-저수지-월명암 올라가는 암릉이 변산산행의 중요한 축임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


관음봉능선에서 본 봉래구곡과 저수지

폭포윗길에서 바라본 직소폭포와 소
이 암릉은 그렇게 까다롭지는 않으나 주의해서 산행해야 할듯하다. 길이 없어졌으니 전망만 보고 내려와서 안전한 길로 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듯하다.
원암재에 도착하면서부터는 골짜기로 내려오며 계속 내리막길이 된다. 길가의 숲은 활엽수와 송림이 번갈아 나오고 길은 평탄하여 걷기에 부담이 없다. 길은 개울과 나란히 펼쳐진다. 그렇게 편안히, 조금은 마음의 긴장을 푼 채 걸어가느라면 폭포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막 곤두박질치는 폭포의 상단이 보이기 시작한다. 발걸음은 긴장되기 시작하고 목에서는 탄성이 나오려 한다. 어느새 폭포아래 깊은 소가 내려다보이고 스테인리스 스틸로 난간을 세운 길과 위험방지철책 겸 전망대에 나서게 된다. 과연 직소폭포는 명폭포이다. 우리나라의 무수한 폭포가운데 설악산의 천당폭포나, 비룡폭포, 춘천 청평사의 구룡폭포 등 직소형 폭포는 적지 않는데 왜 유독 이곳폭포만 직소폭포가 되었는지 모른다. 지금은 바로 소로 떨어지지는 않지만 수량이 불어나면 바로 떨어질 듯도 하다. 소의 규모가 상당히 크다. 그 깊이는 눈으로는 가늠하기 힘들다.
직소폭포가 명폭포인 점은 폭포부근의 암벽과 암봉을 휘어잡는 그 수려한 위치에 있다. 직소폭포를 조금 떨어진 옥녀탕 위쪽 바윗길에서 바라보면, 즉 중경에서 바라보면 그 주위와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는 폭포를 주제로 한 절경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직소폭포의 왼쪽은 관음봉에서 가지쳐 내려온 암릉상의 한 암봉이다. 그 뒤로 중첩된 봉우리들이 울근불근 공간을 채우고 그 형상들이 모두 풍선처럼 곡면암봉과 슬랩을 형성한 반면 오른쪽은 한쪽이 완전한 직벽을 이룬 단애로 형성된 첨봉이 꼭대기에 소나무 몇 그루를 이고 서 있어 대조를 이룬다. 직벽암봉아래엔 지금도 주상절리형의 바위에서 떨어지는 돌로 인해 너덜지대가 형성되다시피 했는데도 왼쪽의 둥글둥글한 암봉에서는 돌멩이 하나 떨어지는게 없다.

사진: 내소사의 봄

이렇게 대조적인 바위들을 거느린 폭포자체는 우리나라의 거개의 폭포가 숨은 폭포임에 비해 이 폭포는 드러나 있어서 더욱 아름다워 보이는 지도 모른다. 좌우간 폭포주변의 경관 나아가 변산 봉래구곡의 가경의 근원적 본질을 이해하려면 미학적인 안목이 있어야 겠다는 생각뿐이다.

사진: 내소사입구

직소폭포아래 계류는 다시 한번 멋을 부려 옥녀담을 베풀고 그 아래 선녀탕을 만들어 놓았다. 이곳부터는 저수지물의 수위권이라 더는 계류의 속삭임을 들을 수 없다. 봉래구곡의 일부가 물속에 잠겨 버렸기 때문이다. 원상대로라면 아름다운 계곡을 보고 물의 흐름이 만들어낸 무수한 소와 폭류를 볼 수 있을 것이나 지금은 푸른 물속에 잠겼다. 그러나 산곡의 푸른 호수는 나름대로 새로운 경관을 만든 것이 사실이다. 물가에 서서 아니 일부는 물속에 발목을 적시고 시원하게 자라는 소나무숲과 단애와 암봉이 물가에 치솟아 그 그림자를 수면위에 드리운 모양은 새로운 경관이다. 특히 월명암으로 올라가는 능선이나 저수지 동쪽끝에서 수면을 지나 멀리 세봉과 관음봉을 바라보는 전망은 변산산행의 압권중의 하나이다. 물과 산자락과 암봉과 숲이 어울어진 한 자연예술의 현장인 것이다. 저수지를 지나 조금 내려가면 광장이 나오고 월명암으로 올라가는 길이 보인다. 여기까지가 대충 2시간 정도 걸리는 지점이다. 그러나 사진을 찍고 취재를 하거나 하면 2시간 30분은 잡아야 한다. 광장에서 월명암으로 올라가다 보면 암릉이 나오는데 여기서 보는 전망은 관음봉 암릉에서 보는 전망을 정반대편에서 보는 셈이 된다. 더구나 봉래구곡의 하단과 백천내쪽 계곡을 어림할 수 있어서 좋다. 이 능선은 처음엔 급경사가 되어 조금 힘들지만 송림도 많고 일단 능선위에 올라서면 월명암까지는 비교적 평탄한 산길이 되어 산행하기가 편하다. 오른쪽으로 인수봉을 연상하게 하는 암봉이 보인다. 월명암까지는 약 1시간 10분쯤이 걸린다.

변산관광:

사진 내소사 대웅전(보물로 지정되었다)

변산반도에는 볼것이 많다. 우선 산에 올라가 보면 멋진 암봉과 암릉이 있는 호쾌한 종주코스가 있고 암곡으로 형성된 깊은 계곡(봉래구곡)이 있고 높은 폭포(직소폭포)와 소와 비록 인공호수이긴 하지만 바위산 그림자가 유난히 아름답게 비치는 호수가 있고, 아름답고 이색적인 바닷풍경을 선사하는 채석강의 특별한 경치가 있고 주위의 점점이 떠있는 섬과 그 사이의 복잡한 수로처럼 틔어진 바다경치가 있고 넓고 경사가 완만한 변산해수욕, 격포해수욕장, 고사포해수욕장이 있다. 이렇게 산과 계곡과 바다와 폭포가 한꺼번에 여행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자연적인 경이로 충만한 것이 변산반도이다. 변산은 옛날부터 호남 5대명산중의 하나로 손꼽혀온 절승이다. 그런데 이 절승에 문화적인 유산이 이곳저곳에 널려 있기도 하여 알찬 여행을 꿈꾸기에는 최적지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우선 그중의 둘을 든다면 내소사와 개암사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내소사는 신자는 물론이고 일반인이 보기에도 품격이 높고 말쑥하면서도 고풍이 배어있는 깔끔한 고찰이다. 이 절에는 입구에 울창한 삼나무숲이 길게 길주위에 퍼져 있어서 여로에 지친 사람들이 이 절을 찾을 때 정신이 확 깨어지게끔 맑은 산소를 끼얹어준다. 백제무왕때 창건되었을 때 소래사로 불리어졌는데 지금은 내소사로 바뀌었다. 이절의 이름이삼국말기 백제를 평정하러 온 당나라 장수 "소정방이 왔다"는 의미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다. 이 절의 대웅보전은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단청을 칠하지 않은 채 목결이 그대로 드러난 절집은 우아한 목향을 풍기며 옛것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강열한 인상을 준다. 내소사는 봄철과 가을철에 찾아보았는데 봄철 벚꽃이 필 때가 특히 아름다웠다. 벚꽃이 만발한 꽃구름 옆 대웅전 용마루 뒤로 보이는 바위산 관음봉과 관음봉에서 이어진 능선을 보면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내소사는 산행깃점에 위치하고 있어서 산행과 절구경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좋다. 변산의 산행은 본격적인 산행과 일부 유명한 관광포인트를 연결하는 손쉬운 하이킹으로 대별해서 할 수 있다. 직소폭포와 계곡안의 호수를 보고 되돌아 오는 것이 그것이다. 석포리에서 제백이고개를 넘어가면 큰 산을 오를 필요없이 바로 직소폭포와 호

사진:채석강

수, 봉래구곡을 볼 수 있다. 월명암은 산행코스에 포함시킬 수 있으므로 쉽게 찾을 수 있고 변산반도에서 유난히 아름다운 낙조를 즐길 수 있는 낙조대도 월명암 뒤쪽에 솟아있다.
도시사람들이 변산에 올 때 맨먼저 찾는 것은 채석강일 경우가 많다. 채석강은 변산반도에서 서해쪽으로 맨끝머리 해수욕장인 격포해수욕장을 끼고 있다. 사장이 끝나는 곳에 울퉁불퉁 고르지 않지만 넓은 암반이 펼쳐지고 한쪽은켜켜이 책을 포갠듯한 긴 단애가 바다를 향하고 있는 장관이 펼쳐지고 있다.
관광포인트: 내소사, 직소폭포, 봉래구곡, 채석강, 월명암, 관음봉, 쌍선봉, 낙조대, 개암사, 우금산성, 호랑가시나무군락지, 미선나무군락지, 꽝꽝나무 군락지, 변산, 격포, 고사포, 상록해수욕장, 적벽강, 해안일주 드라이브

월명암은 신라때 부설거사가 창건한 절이라고 한다. 참선도량이라고 하여 등산객의 출입을 금한다. 산사는 백천내쪽과 봉래구곡을 내려다보고 멀리 변산의 가장 높은 봉우리인 의상봉을 바라보는 절묘한 위치에 자리잡고 있다. 월명암옆 계단으로 올라가면 서해낙조가 유난히 아름답다는 낙조대이다. 이곳에서는 운산리가 내려다 보이고 푸른바다에 점점이 떠있는 서해의 섬들이 조망된다. 낙조대에서 쌍선봉을 거쳐 지서리로 내려가든가 능선을 따라 망포대-신선대를 거쳐 다시 원암재-내소사로 갈 수도 있다. 필자의 경우는 낙조대에서 망포대로 가다가 산불예방기간팻말을 보고 물러나서(산불감시원이 나의 동태를 관찰하고 있었다) 다시 월명암-직소폭포-관음봉-내소사로 되돌아 왔다. 오는 길에 관음봉으로 가는 암릉을 탔을 뿐 대부분의 길을 반복해서 돌아왔다. 산행시간 7시간.

꽃은 내소사에서 천리향, 피기 시작한 벗꽃, 방금 필듯한 앵두꽃, 그리고 아직 확인하지 않은 작은 야생화와 관음봉 암릉에서 금사(금빛-초록색이 조금 들어있는 금빛 뱀)를 보았다.
양력 3월 10일(음력 2월 12일)에 뱀을 본 것이다.
민박: 탐라산장민박. 방갈로 15000원. 전기온돌로 아주 따뜻했다.

개암사도, 내소사도 능가산 개암사, 능가산 내소사등으로 변산을 능가산으로 표현하고 있다.


1998.3.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