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30m


안산정상의 웅대한 조망

위치: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코스: 장수대 -대승폭포 -대승령과 안산직행로 갈림길 -1398봉 -안부 -정상
교통: 서울상봉터미널-장수대(오색, 양양경유 버스는 장수대에서 하차), 상봉터미널-원통(하루 5회운행), 원통에 온 다음 장수대행 버스로 갈아탄다. 12선녀탕에서 올라와 안산을 오른 뒤 장수대로 내려왔다는 택시를 타는 것이 현명하다. 택시호출은 민박집에 부탁하거나 011-368-0688로 전화하여 알아볼 것.
숙박: 장수대 아랫마을 쇠리민박촌 안내전화 0365-461-3383

"7월 17일: 설악산 안산 등반.
안산은 원통에서 장수대를 향해 가다보면 설악산의 뭇 봉우리중 처음 눈에 들어오는 아름다운(우락부락하게 생긴) 암봉이다. 원통쪽에서 보면 설악산 서북릉의 첫봉우리에 해당된다. 대승령에서 안산으로 가는 길목의 1396봉에서 눈앞에 나타나는 안산은 설악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관 중의 하나이다. 안산이 특히 아름다워 보이는 것은 1396봉과 안산사이에 별다른 장애물이 없는데다가 안부엔 관목숲이 빽빽하여 녹색의 융단을 깔아 놓은 듯하면서 치마바위와 안산암봉이 엄청나게 역동적인 포맷으로 치솟아 있기 때문이다. 1396봉에서 안산까지의 직선거리는 약 800미터 내지 900미터. 이만한 거리에 그만한 암봉이 푸른 숲위에 거대하게 치솟아 있을 때 중경(中景)그림으로서는 더 이상의 경관이 있을 수 없다. 안산!!

평소에 안산 산행은 언젠가는 한번 해보려고 했지만 정확히 안산으로 오르는 길을 몰랐기 때문에 오늘 안산산행을 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안산을 대승령에서 접근하는 것이 용이하다는 것을 대승령에 와서 보고야 알 수 있었는데 안산을 오르는 길은 한계고성길이나 아니면 원통쪽에서 능선으로 치고 올라오는 길밖에 없는 것으로 알았던 것이다. 여태 안산을 오르지 못했던 것은 오로지 잘못된 생각 때문이었던 셈이다. 대승령에서 12선녀탕으로 가면서 사진도 찍고 폭포며 탕등 12선녀탕 계곡의 진수를 카메라에 담자는 것이 오늘 산행의 목적이었다. 그러나 컨디션이 좋지 않은데다가 짐을 줄이고 줄였는데도 여전히 짓누르듯이 갈수록 배낭이 무거워졌다. 그런데 뜻밖에 안산은 가까운 곳에 있지 않은가? 대승령으로 가는 대신 대승령 위쪽 계곡에서 왼쪽으로 들어서서 급경사길로 올라오면 12선녀탕으로 내려가는 능선으로 나오게 된다. 여기서 조금만 안산쪽으로 가면 1396봉이 된다. 1396봉에서 보는 안산은 충격적인 경관을 이룬다.

사진: 서북능선에서 멀리 바라본 안산의 모습

이곳 설악산에는 97년 여름 비가 별로 오지않았다고 한다. 대승폭포를 향하여 올라가기전 다리를 건너면서 숲의 틈새로 대승폭포의 흰물줄기가 보이기 시작한다. 장마철의 수량으로는 별다른 인상을 줄 정도가 아니었다. 속으로 적이 실망이 느껴진다. 그것은 이태전 장마철에 개령폭포(홍천군소재. 높이 50미터에 가까운 큰 폭포이다)에서 보았던 폭포수의 엄청난 광경을 기대하고 있었던 터였기 때문일 것이다. 폭포란 수량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것이다.
대승폭포로 올라가는 철계단에서 가리봉과 한계령쪽을 보면 푸른 숲이 울창한 이곳 자양천 계곡의 싱그러움에 진한 감동을 받게 된다. 자양천 계곡은 원통쪽 입구에서 한계령까지 직선거리로만 8킬로가 넘는 계곡이다. 이 길은 장수대 부근의 울창한 금강송림을 비롯, 숲이 깊은 산길로 구비구비 사행이 많고 게다가 하늘벽등 단애가 숲 사이로 길 좌우에 나타나고 어깨위로는 하늘에 닿은 듯한 암벽이 줄이어 나타나는가 하면 옥녀탕, 자양천의 맑은 물이 숲길을 따라 흐르는 우리나라에서도 대표적인 드라이브 코스이다.
이 계곡에는 1400미터가 넘는 봉우리만도 계곡 양쪽에 3개나 있는 것만 봐도 계곡의 깊이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귀때기청봉이 1569, 안산이 1430, 가리봉이 1515미터이다. 이들 봉우리들은 가리봉능선, 설악산 서북능선등을 이끌고 있으며 길에서 가리봉정상이나 서북능까지는 직선거리가 2킬로 안팎에 지나지 않는 급경사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가리봉은 설악산에서 떨어져 위치하고 있는 것이 억울한지 서북능에 바싹 붙어있어서 그 촉급한 경사와 산사면의 울창한 숲은 대승폭포를 오르는 사이 뒤돌아보면 감탄하지 않고는 배길 수 없을 정도로 장대한 경관을 형성해주고 있다.

사진: 안산일대는 초본류의 보고이다. 대승폭포는 남한 제일의 폭포이다. 폭포의 높이만 100미터 가깝다. 대승폭포는 우리나라에 흔한 와폭이 아니라 직폭이다. 한번은 중단에 조금 튀어나온 암벽을 쳐서 더 보얀 물보라를 일으키지만 직폭이 분명하다. 그 아래 4중폭포의 높이까지 합치면 총 높이는 150미터를 넘을 것이다. 대승폭포를 이루는 물은 대승령아래의 골짜기가 공급하고 있지만 골짜기라고 하기에는 면적이 너무 작아 대승폭포의 수량이 많지 못한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대승폭포를 바라볼 수 있는 절호의 능선이 대승폭포 앞의 능선이다. 이 암릉이 설악산 국립공원 장수대 매표소뒤의 능선이다. 노송이 드문드문 서 있는 이 암능에 올라서면 대승폭포와 이어진 암벽이 근경으로 보이고 폭포위로는 아래쪽은 깊은 숲으로 덮이고 위로는 하얗게 드러난 삼각형 암봉이 보인다. 이 암봉이 대승령위쪽 안산방향에 붙은 1396봉에서 내려다 보면 피라미드처럼 보이는 2, 3개의 삼각봉중 하나이다.

가리봉과 한계령까지의 숲과 주변의 봉우리들이 보이는 이곳은 전망이 좋다는 점에서 설악산에서도 손꼽히는 지점이다. 게다가 앞에는 비류직하 3천척을 연상케하는 대폭포가 투명한 수렴을 드리우고 있지 않은가? 대승령-12선녀탕 계곡 코스는 설악산의 대표적인 산행 코스 중 하나인 만큼 이일대의 경관이나 조망을 자세하게 서술하는 것은 어쩌면 쓸데없는 일일지도 모른다. 다 아는 경치이고 다 아는 코스일 테니까. 하지만 대승폭포에서의 경관은 누구나 한번쯤 정리해보고 싶은 승경중의 승경임이 분명하니 어쩔 도리가 없다. 대충 동서로 뚫린 자양천계곡의 광활한 공간과 계곡을 사이에 둔 심산과 유곡의 인상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대승폭포 위로 올라가는 길에서 보면 대승폭포 아래의 협곡이 소름이 끼칠 정도로 깊다. 산에서 내려올 때 길을 잃은 사람들이 대승폭포로 바로 내려서는 일이 없도록 하는 안전장치가 필요할 듯하다. 낮에는 별문제가 없을지 모르지만 밤에는 앞에 100미터가 넘는 낭떠러지가 있는지 없는지 누가 알겠는가? 폭포 위로는 깊은 숲속으로 이어지는 평범한 산길이다. 개울물소리가 시원하고 올곧게 하늘로 죽죽 뻗은 적송(금강송)숲이 빽빽하다. 산 사면아래를 흐르는 넉넉한 수맥이 이곳의 아름다운 금강송림을 키운 으뜸가는 요소일 듯하다. 물소리를 들으면 송림이 싱그러운 이유를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우리나라 산에 이런 곧은 대들보감 재목이 싱싱하게 자라고 있다는 것을 보니 마음이 흡족해졌다.
12선녀탕으로 가는 이곳 코스에서 유의해야 할 것은 개울주변의 다소 혼란스런 산길찾기가 끝나갈 무렵 길이 Y자형으로 갈라진다는 점. 오른쪽길은 대승령길이고, 왼쪽길은 안산쪽 길이다. 두 길은 능선위에서 만나지만 12선녀탕으로 가려면 왼쪽길로 들어서서 안산방향으로 붙어 진행하는 것이 좋다. 대승령길은 흑선동 계곡으로 해서 백담사로 빠지기에 편리하다. 이길로 대승령에 이른 뒤 다시 능선을 따라 올라오면 왼쪽으로 갈라졌던 길과 만나게 된다. 안산으로부터 서북릉을 탄다면 가장 낮은 안부가 대승령이다.
안산쪽길로 올라온 뒤 주릉에 도착하면 안산이 멀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12선녀탕계곡으로 곧장 내려가지 않고 안산을 거쳐 내려가는 사람들 대부분이 이코스를 이용한다. 장수대에서 서북주릉까지는 2시간 반 내지 3시간이면 어렵지 않게 올라올 수 있다. 개울이 흐르는 비교적 평탄한 골짜기의 금강송숲은 곧이어 급경사가 되면서 거목으로 자란 신갈나무가 하늘을 찌를듯이 높이 치솟아있는 활엽수림대로 바뀐다.
주릉에 가까워질수록 잎이 활엽수들의 키가 작아진다. 주릉에 올라서서 안산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장수대쪽을 내려다보는 전망대가 있다. 이 전망대의 골짜기 쪽은 높은 벼랑으로 되어 있다. 전망대의 평탄한 바닥에는 초본류가 왕성하게 자라 융단을 이루고 있고 여기저기 작은 꽃들이 피어있다. 꽃과, 서북릉과, 가리봉 능선과 안산쪽 암벽이며 암릉을 촬영한 뒤 주변을 찬찬히 둘러보면 나무들은 1미터를 넘는 게 별로 없다.
가지들은 난장이팔처럼 짧고 바람이 불어도 끄떡않을 정도로 하체가 실한 반면 잎은 작고 가지들은 마치 덩어리를 이룬 듯 수북하여 밑바닥조차 보이지 않는다. 장수대 계곡이 눈아래 펼쳐지고 멀리 원통에서 한계령까지의 도로가 숲사이로 군데군데 희게 드러나며 간혹 성냥갑보다도 작은 차들이 도로를 기어가는 모양이 보이기도 한다. 계곡바닥에서 올려다보면 맨암벽에 지나지않았던 것들이 내려다보면 예각으로 생긴 암봉들로 윤곽이 선명히 드러난다.
이 봉우리들은 계곡쪽이 하얗게 드러난 바위로 되어 있으나 뒤꼭찌 쪽은 푸른 초원이다. 암봉사이의 협곡은 급사면으로 이루어져있다.
서북릉을 따라 귀때기 청봉을 보면 안개가 오락가락하는데 안개가 벗겨지면 정상아래의 너덜지대가 허옇게 드러나곤 한다. 안산을 향하여 올라온 능선위에서 보면 대승령-귀때기청봉간에는 황소잔등처럼 밋밋한 능선이 포개어지면서 점점 고도를 높여가고 있을 뿐 별다르게 어려운 부분은 없어 보인다. 귀때기청봉을 오르기전에 어려운 곳이 있는 것으로 많은 서북릉답사기들은 말해주고 있지만 그것이 보이지 않는다. 포개어지는 능선을 따라 솟구치는 귀때기청봉을 보면 대청을 향해 능선종주하는 즐거움을 예상하기는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 같다.
드디어 안산이 마주 보이는 능선봉위에 오른다. 이 능선봉을 올라서야 안산이 보인다. 이곳에서 마주치는 경관은 설악산에서도 가장 특이한 경관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길이 약 700미터 내지 800미터는 되는, 능선봉에서 보면 마치 큰 초원처럼 보이는 긴 안부를 사이에 두고 다이내믹하게 생긴 거대한 암봉이 솟아있기 때문이다. 일순간 그 역동적인 안산의 모습과 그 앞의 융단같은 푸른초원(실제론 초원이 아니지만 초원처럼 보이기도 한다)을 보면 숨이 막히는 듯한 감동에 젖어드는 것을 느낄 수 있다. 12선녀탕 갈림길에서 안산을 다녀오는 데는 1시간 30분정도는 잡아야 제대로 구경할 수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안산-대승령의 지형적 특징 중 특기할만한 것은 장수대쪽이 벼랑과 단애로 점철된 급경사지대인 반면 백담사, 12선녀탕쪽은 밋밋한 완경사지대로 수목이 울창하여 융단같은 느낌을 준다는 점. 깊은 녹색위로 하얀 기둥처럼 솟아있는 암봉 안산은 그래서 더 충격적이고 더 회화적이다. 1396봉에서 내려서면 길은 숲길로 들어선다. 길가엔 동자꽃, 중나리, 박새꽃, 선이질풀이며 골풀류 등 풀과 풀꽃이 산록을 수놓고 있어서 보기가 좋았다. 참조팝나무의 하얀 꽃이 능선을 희게 물들이고 안부엔 고산성 초본, 목본류가 화려한 식생벨트를 형성하고 있다.
단애에 가까운 곳은 바람의 영향으로 키작은 초본류가 작은 초원을 이루고 있는데 이곳엔 지금 여름꽃(대개는 규모가 작은 꽃들이다)이 다투어 피어나 암봉이며 진한 녹색으로 물든 완경사 산사면의 덩굴류등으로 한발자국도 들여놓을 수 없는 원시림같은 숲 언저리를 장식하고 있다. 식물류의 보고라고 해도 좋을 이 안산안부의 숲속을 통과한 뒤 안산단애를 이룬 반대쪽으로 길이 나 있다. 이 안부에서 한계고성쪽으로 내려다보면 삼각형 암봉들이 여기저기 치솟아 있고 단애와 작은 암릉이 뻗어있는 칼날같은 암봉도 보인다.
안산의 단애와 하나의 라인을 이룬 암릉이 아래쪽 삼각봉의 스카이라인과 연결되어 계곡으로 빠지고 있는 곳에서 산악미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가파른 길은 안전에 유의해야 할 정도로 상당한 급경사이다. 주위는 방태산에서 보았던 누운편백이 보이고 숲바닥은 너덜지대로 되어있는데도 다양한 목본류로 얼키고 설켜있어서 한발자국도 들여놓을 수가 없다. 안산정상은 좁아 10명이 설 정도밖에 안되지만 장수대쪽은 100미터 높이는 될 정도로 깎아지른 단애로 가까이 다가가서 설 수도 없을 정도이다. 올라온 사람들 모두가 그쪽을 내려다보며 " X끝이 탄다"고 혀를 내두른다.
안산에서 눈에 들어오는 능선과 암봉은 원통에서 진부령으로 이어진 46번도로 쪽으로 뻗은 긴 능선이 시작되는 안산의 44번도로(원통-장수대-양양)쪽 외곽암릉이 유난히 돋보이며 12선녀탕 가까운 곳에 솟은 응봉은 안산과 더불어 선녀탕 계곡을 만들고 있는 양대축인 1396봉이며, 치마바위, 그리고 안산아래쪽의 여러개의 첨봉들과 1396봉사이의 안부등이다. 오늘은 날씨가 좋지않아 공룡능선은 보이지 않는다. 안산을 거쳐 12선녀탕을 빠져나오는데는 8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새벽 5시이전에 서울을 출발할 수 있다면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당일산행 가능.

안산산행의 특기할 점

.안산은 설악산에서 내륙(서쪽)쪽으로 가장 치우친 곳에 위치한다.
.안산은 대승폭과 12선녀탕을 연결하여 산과 물, 폭포와 협곡, 암봉과 소, 능선과 계곡산행의 조화를 기할 수 있는 산이다.
.가리봉을 바라보면서 산행할 수 있고 귀때기청봉-대청으로 이어지는 서북릉을 조망할 수 있으며 날씨가 좋으면 공룡능선을 보면서 산행하므로 호방한 능선산행의 묘미와 내설악의 여러계곡과 봉우리들을 볼 수 있다.
.대승폭포위의 금강송총림과 전나무거목, 그 위쪽의 신갈나무 거목숲, 능선위의 야생화 군락 등 식생면에서도 볼거리가 많은 산이다.
.암봉과 수림의 조화가 특히 아름다우며 바위의 생김새가 다이나믹하다. .1396-안산능선에서 내려다보면 삼각형으로 솟아있는 봉우리들이 역동감을 준다. .장수대 계곡을 끼고 맞은편에 가리봉이 솟아있어서 조망은 더욱 변화가 많다. .이 능선의 수림은 너무도 울창하여 풀숲속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다. 본인은 오후 4시경 이 능선에서 두 마리의 큰 황사(갈황색 뱀)를 보았음. 이 시각에는 서향의 암면이 데워져 있어 뱀이 몸을 녹이러 나옴. 따라서 여름철엔 뱀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안산 산행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