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봉 874m 화보
위치:충청북도 보은군 산외면, 내속리면 - 경상북도 상주군 화북면

교통편보은시내에서 보은교통 소속 버스 탑승(매시 10분마다 1대씩 운행 . 문의:0433-542-2510)
드라이브 코스:산행깃점인 신정리로 들어가는 길은 19번도로로 보은으로 갈 경우 미원을 지나 보은에 도착하기 약 10km전 산외면 갈림길 표지판을 보고 좌회전하여 들어간다. 이 길은 현재 비포장이나 공사중이어서 곧 포장될 것으로 보인다. 이길을 가다가 다시 갈림길을 만나면 괴산.용화온천이라는 이정표대로 좌측으로 들어가 달리면(이도로는 포장도로) 신정리로 들어가는 이정표를 만나게 된다. 신정리는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계곡으로 들어가며 길의 위쪽은 비포장이다.
또하나의 길은 보은에서 말띠고개를 넘어 속리산으로 가다가 정이품송이 나오기 직전 37번 도로가 나오면 이도로로 좌회전 9km정도 들어가 갈림길에서 괴산.용화길로 들어서서 신정리로 들어갈 수 있다.
숙박:상주시 화북면 용유리(온정하숙 0582-533-8652) 법주사의 상가지역 숙박업소 이용.

문화재와 볼거리:법주사
코스:신정리 주차장 - 묘봉산행안내판 - 왼쪽 계곡 - 지능선 - 준능선 - 1봉 - 2봉 - 3봉 - 상학봉 - 암봉 - 묘봉 - 암봉 - 서쪽 계곡길 - 주차장

산행:
이런 사람들이 있다면 묘봉산행을 할만하다고 할 수 있다.
도봉산이 서울에서 한 150km이상 떨어진 곳에 있으면 좋겠다. 시간이야 얼마든지 걸려도 좋으니 밋밋한 육산보다 암릉, 암봉이 연이어 나오고 거석이 퍼레이드를 벌이며 소나무가 울창하여 경관이 그럴 수 없이 좋고 백두대간이 근접하여 조망되는 호연지기가 용솟음 치는 산이라면 좋겠다. 팔힘에 자신이 있어서 로프를 잡고 오르내리는데 이골이 났다. 봉우리위에만 올라가면 너럭 바위가 있어서 단 1,2분이라도 누웠다 가자. 처음 보기엔 그저 그런 산인데 산행을 할수록 점점 험해지고 정상은 뒤로 밀리고 마지막엔 남은 힘을 쓰느라고 머리가 어질어질 해질 정도로 산행다운 산행을 한 것 같은 뭐 그런 산 좀 없나. 폼나는 바위사진 찍을 산 좀 추천해주시우. 산행을 하다가 비를 만났어도 한 40여명이 비를 피할 수 있는 곳이라면 여름에도 좋겠다.

사진: 묘봉(가운데 봉우리)과 그 뒤의 속리산 능선

이런 사람들은 묘봉을 한번 가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신정리로 들어서서 처음 본 능선은 속으로 "에게게... 이정도밖에 안되나" 싶었다. 신정리일대가 해발 300여미터쯤 되는 곳이니 그럴만도 했지만 인상이 만만해보인 점도 그런 생각에 한몫을 했다. 적어도 고개를 꺾어야 할 정도로 고도감이 느껴져야 하는데 영 아니었던 것이다. "다른 산으로 가버려?.." 속으로 이런 생각까지 스쳐지나간다. 그러자니 묘봉을 목표로 하고 거의 160km를 넘게 달려온 것이 허망하게 느껴진다. 구름한점 없는하늘은 5월하순이라고는 생각하기어려울 정도의 불볕을 작열시키고 있다. 등산안내표지판을 돌아 물이 흐르지 않는 건천을 건너가서 왼쪽 큰길로 들어가면 조금 전 올라가던 2대의 차가 길가에 주차해 있는 뒤로 주능선 암봉 하나가 조금 보인다. 길이 끝나면서 오솔길은 작은 개울가로 나있는데 개울변의 벼랑과 그 위의 나무가 묘봉산행의 일면을 시사해준다. 짧기는 하지만 낙엽송 숲길이 있어서 시원하다. 개울을 따라 올라가기전에 물을 준비해야하는데 개울의 물은 마르기직전이어서 음료수로 적당치 않아 보인다. 어쨌거나 물없이 여름에 암릉을 오르내린다는 것은 무모한 일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능선이 오른쪽으로 나오면 지체없이 지능선을 타야한다. 지능선을 오르자 말자 물이 흐르는 폭포같은 곳이 눈에 띈다. 내려가 보니 폭포다. 폭포아래에 있는 커다란 바위아래엔 여기저기 초가 보인다. 푸닥거리를 한 흔적이다. 그러고 보니 아까 2대의 차를 타고온 사람들도 푸닥거리를 하러온 사람이었던지 징을 치면서 염불을 외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이들이 산을 오를 것이라는 생각에 느끼고 있던 막연한 긴장감이 일시에 사라진다. 쓸데 없는 경쟁심이 발로되면 심신이 이중으로 피로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옛날에는 푸닥거리를 할 정도면 대개는 극빈자층으로 분류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좋은 차를 타고 다닌다. 생활도구는 현대화되었는지 모르지만 의식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지능선을 올라가면 폭포위쪽이 되고 넓은 너럭바위가 나타난다.
이곳에서부터는 산사면이 완만한 활엽수숲속이다. 숲속은 시원한 편이다. 능선에 올라서니 산행을 시작한 지 50분이 후딱 지나있다. 능선을 오가는 바람과 바람소리는 시원하다. 첫번째 봉우리를 올라가면서 전망대에서 서쪽 능선을 내려다 보면 멀찌감치 떨어진 매봉의 신정리쪽 큰 슬랩이 회색으로 빛나고 있다. 매봉에서 상학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며 능선좌우의 산사면은 새로 단장한 신록의 숲이 울창하고 능선의 흐름도 암릉과 암봉이 즐비한 문장대-묘봉으로 이어지는 명산의 거칠고 복잡한 지능선체계를 잘보여주어 벌써부터 국립공원 속리산에 속한 능선으로서의 묘봉능선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간파하게 한다. 묘봉의 바위들은 도봉산의 바위와 모양이 얼추 비슷하고 바위의 절리도 비슷비슷하지만 전체적인 색깔은 회색이 더 많은 편이다. 암릉사면을 올라간 곳에서 본 속리산능선도 높이가 생각보다 낮아 처음에는 문장대와 관음봉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 정도였다. 이러한 착시현상은 지난주(5월18일)에 오른 방태산(1441m)의 영향이 큰 탓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것은 확실히 문장대와 관음봉이었다. 그 뒤 왼편으로 높이 솟은 봉우리는 청화산이고 청화산에서 조항산으로 이어진 능선은 길다. 청화산으로 올라가 백두대간능선을 따라 조항산에 올라 대야산으로 이어진 능선을 보며 산을 내려온 것은 재작년 가을이었다. 속리산능선보다 청화-조항산능선이 훨씬 길어보인다.
암릉 서쪽으로 넓게 내려다 보이는 분지가 용화분지이다. 경상북도 상주시 화북면 운흥리분지를 용화분지라고도 하는데 이 지점은 경상북도가 충청북도쪽으로 깊숙이들어와 있는 곳이다. 문제는 이 분지가 한강수계라는 데 있다. 용화분지의 모든 물은 서북쪽에 솟은 덕가산과 남산사이에 생긴 좁은 계곡으로 흘러내려 화양천의 상류가 된다. 이곳이 경상북도가 된 것은 분지의 동쪽산지인 백두대간인 밤치의 높이가 480m내외에 지나지 않아 분지바닥의 해발높이가 300m안팎에 지나지 않은 용화분지로서는 사실상 산의 기능중 하나인 분경의 효과가 거의 없어져서 자연스럽게 경상도권역이 된 이색지대이다. 고개를 넘나들며 경상도의 상주와 내왕하는 것이 협곡을 지나 충청도의 괴산과 내왕하기 보다 훨씬 편했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이곳에서 질좋은 온천이 발견되어 대규모 개발이 이뤄질 찰나 한강수계이면서 명성높은 화양계곡이 부근에 있는데다 정치문화적 요인이 겹쳐 용화온천개발의 꿈은 지금 상학봉-묘봉 능선에서 보듯이 황토흙만 드러낸 채 벌겋게 내버려지고 있는 것이다. 전혀 다른 문화권이 전혀다른 수계에 속해 있을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 용화분지는 극명하게 말해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첫번째 봉우리에서 안부로 내려오면 거대한 바윗돌을 포갠듯한 바위탑이 숲속 길가에 솟아있는 것을 필두로 묘봉에 이르기까지 거석들이 봉우리와는 별개로 이와같은 형태로, 아니면 하나의 바위가 하나의 암봉을 이루고 있는 것이 아니라 거대한 바위들이 몇 개 모여 하나의 암봉을 형성하고 있는 암봉들을 수없이 보게된다. 그래서 상학봉-묘봉 능선에서는 다른 산에서는 한개도 보기 어려운 석문이 수도 없이 많은 것이다. 석문도 3-40명이비를 피할 수 있을 만큼 넓은 것에서 몸만, 그것도 옆으로 걷다시피 하여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미니 석문에 이르기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어떤 석문은 위로 나있이서 로프가 드리워져 있고 나무로 간이 사다리를 만들어 기대놓아 구멍을 빠져나가면 하늘로 올라갈 것 같은 석문도 있다. 그 반대로 밑으로 뚫린 석문도 있다. 석문은 아니지만 좁게 터진 바위사이로 들어가면 높은 단애에서 계곡이 내려다 보이는 아슬아슬한 곳도 있다. 늦은 시각에 이부근에서 방황하다가는 무슨 횡액을 당할지 모를 위험한 곳이다.
두번째 봉우리는 정상이 수십명이 앉아서 쉴 수 있을 정도로 넓은 너럭바위였다. 바위사이의 좁은 틈으로 들어가서 딛고 올라가라고 마디가 있는 한 1.5m가량되는 두어개 나무둥치를 딛고 올라가면 넓은 너럭바위위에 올라설수 있다. 반대방향에서 로프를 잡고 올라 올 수도 있는 것 같은데 로프를 보지못했다. 속리산쪽을 가로 막고 있는 상학봉 때문에 묘봉은 보이지 않고 상학봉의 용화분지쪽 사면에 거대한입암(선바위)이 하나 보인다. 그 왼쪽으로 능선은 잘룩한 안부를 지난 뒤 마치 백운대에서 내려다본 인수봉처럼 보이는 암봉이 왼쪽으로 대단애를 보이며 솟아있다. 인수봉보다는 소규모이기는 하나 주변바위의 절리가 비슷하고 형체가 유사하다. 이바위는 속리산방향으로 바라볼 때 보다는 상학봉에 가까이 가서 드넓은 용화분지를 배경에 두고 서북쪽 방향으로 볼 때 더욱 인수봉같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암릉을 오르내리는 과정보다는 2층쯤 되는 건물들이 두서없이 늘어선 비좁은 골목길을 헤집고 다니는 것처럼 생각되는 산행의 묘미는 묘봉이라는 이름이 의미하는 바로 그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자꾸만 뇌리를 스친다. 석문일 경우 바위천장에, 그렇지 않으면 바위모퉁이에 붉은 페인트로 화살표(상주시청산악회에서 표시해놓은 것)가 있어서 방향을 놓칠 염려는 없지만 그만큼 상학봉-묘봉능선은 재미있고 독특한 산행경험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어떤 봉우리를 올라갈 때 어떤 바위가 어떤 형태를 하고 있어서 보기에 어떻더라 하는 식의 산행기를 자주 써온 필자는 카메라 2대를 목에 걸고 소형카메라는 바지주머니에 넣은 채 바위를 오르내리는데 지쳐서 그리고 능선의 요철이 무척 심하여 바위능선과 봉우리의 특성을 일일이 문자로 기록하기 보다는 사진을 찍는데 주력하기로 한다. 경관의 특이성을 놓치지 않으려고 하니 시간이 무척 많이 소모되었다. 상학봉에 도달하는데 거의 4시간이 넘게 걸린다. 신정리의 등산안내 표지판을보면 묘봉산행에 걸리는 시간은 3,4시간이라고 하고 있는데 이것은 한눈 팔지않고 앞사람의 발 뒤축만 보고 걸어갔을 때 얘기일 것이다.
석면이 매끈한 바위가 나란히 서 있는 틈새 위쪽에 바윗돌이 가로 질러있어서 자연석문이 된 곳을 지나가면 울창한 숲이 산골짜기와 산사면을 푸른융단을 덮어씌운 듯한 경치가 발아래 펼쳐지는 경관이 느닷없이 나온다든지, 바위 모퉁이를 돌아가면 좁은 바위사이로 새로운 미로처럼 봉우리꼭대기로 가는 길이 열린다든지 하는 폐쇄와 개방의 끊임없는 반복속에 열리곤 하는 경관을 찍다가 봉우리위에 올라서면 바위와 소나무가 어울어진 경치며, 방금 지나온 아기자기한 암봉과 암탑들이 하나의 웅장한 피라미드로 변하여 이미 뒤로 사라진 서쪽 능선에 몇개인가의 암봉의 모양처럼 비슷하게 정리된 모습으로 솟아있곤 하는 것을 보니 신기하다. 그것 자체의 미로와 그것자체의 석문과 자체의 암릉과 자체의 너럭바위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다음 봉우리 정수리에 올라와 조금 떨어져서 본 모습은 일반적인 암봉의 모양을 하고 있지 웅장하기는 해도 하나도 특이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인상만 그럴 뿐 그 암봉과 서 있는 암봉사이엔 안부가 깊이 꺼져있고 단애는 높고 슬랩은 넓다.
묘봉으로 생각되는 봉우리는 834m의 상학봉이었다. 이 봉우리는 정상이 그렇게 넓은 편이 못되었으나 조망은 빼어났다. 성큼 다가온 비로봉-입석대-신선대-문수봉-문장대-관음봉능선이 묘봉 뒤쪽에 물결치고 있다. 별개인듯 동북쪽으로 멀어져 가면서도 고도가 높이 유지된 능선은 청화산-조항산능선이고 용화분지 북쪽을 둘러친 능선은 백악산에서 낙영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다. 화양계곡은 그 뒤에 있다. 운흥리(용화)분지의 해발고도가 높기 때문에 묘봉에서 용화분지 쪽으로 뻗은 능선은 산세가 수려하긴 해도 강원도에서 보듯 장쾌한 산줄기라고 하기는 어려울 듯하지만 그래도 운흥리쪽으로 뻗은 능선도 보통산의 능선과는 다르다. 가지를 길게 뻗은 노송의 가지 아래로 보면 군데군데 슬랩과 단애가 보이고 산사면과 계곡의 숲은 절정의 신록으로 울창하여 이 또한 절경이다. 상학봉에서는 신정리를 둘러싸고 있는 봉우리중의 하나인 810m봉이 골짜기위쪽 단애위에 홀로 서있는 나무 위로 보이고 그 뒤로는 구병산 능선의 스카이 라인이 춤을 추듯 또는 큰 파도가 치는 듯 거칠다.
로프를 잡고 암릉으로 올라가는 석문이며 거꾸로 내려가는 석문을 통과하기도 하고 넓은 대석이 얹혀 있는 듯한 넓은동굴형 석문을 지나거나 작은 쪽문같은 석문을 통과하지는 못하고 위로 넘거나 보조자일을 적절히 이용, 단애를 내려오거나 하면서 위에서 말한 여러가지 형태의 암봉과 거석, 석문과 노송, 단애와 근경, 원경의 멋진 장면들을 수없이 보며 지나오는 동안 시간은 흘러 5시간이 가까워져간다. 상학봉 다음 봉우리도 꽤 험준한데 좁은 정상에는 산비명도 삼각점도 없다. 여전히 묘봉은 아니었다. 이 봉우리에서는 북가치골이 내려다 보였다. 이제부터는 신정리 바운더리를 넘어선 능선이었다. 신정리로 하산하려면 묘봉까지 갔다가 이 암봉ㅇ로 되돌아와서 남릉을 타다가 서쪽 계곡로 내려 가야 한다. 묘봉은 그 다음 봉우리였다. 경사가 급한 단애가 기다리고 있었다. 두어군데 굵은 나일론 로프가 매달려 있었다. 이곳을 올라가자 드디어 묘봉 정상이 나왔다. 묘봉정상은 넓은 너럭바위들이 몇개 어깨를 맞대고 있어서 수십명이 앉아서 쉴 수 있을 정도로 넓다. 천황봉에서 비로봉, 문장대, 관음봉을 거쳐 파도처럼 묘봉을 향하여 밀려온 산줄기의 힘이 느껴지는 정상은 874m로 문장대에서 백두대간을 벗어나 서북으로 뻗은 능선중에서 최고봉이긴 하나 빼어나게 높지는 않다. 속리산 정상인 천황봉에서 비로봉, 문장대, 관음봉, 묘봉까지의 산줄기는 활등처럼 굽혀져 있는데 그 사이에 형성된 여적암골(북가치골), 속사치골, 용바위골등 숱한 골짜기들이 낮은 능선을 사이에 두고 북동에서 남서방향으로 뻗어내려가며 산악천지를 이루고 있다. 속리산에 안긴 산자락이 무척 넓고 크다는 것을 묘봉에 와서야 비로소 깨닫는다. 골짜기에 따로 높이 솟은 봉우리는 없지만 낮은 능선들이 수없이 법주사를 향하여 달려내려가는 모습이 가히 장관이라 아니할 수 없다. 여적암골이 내려다보이는 바위위에 서서 속리산국립공원 상가지역이 아득히 골짜기끝에 펼쳐지고 있는 것을 보니 감개가 무량했다. 언젠가 법주사로 가면서 그 위에 한번 서보고 싶었던 골짜기 맨 안쪽으로 펼쳐져있던 화려한 암봉의 스카이라인 바로 위에 지금 내가 서있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산정무한이라고 할까 바위가 돌출된 채 숲에 쌓여 굼틀거리며 억센 흐름으로 흘러온 능선이나 관음봉이나 문장대같은 아름다운 암봉, 상학봉-묘봉사이의 아기자기한 암릉도 암릉이지만 묘봉에서 깊은 인상을 준 것은 바로 백두대간 바위산줄기가 내려다 보는 바로 이 유현한 작은 골짜기들의 바다속에서 서슬푸른 암봉, 암릉들이 서서히 기를 누그러뜨리며 평화로운 리듬을 향하여 다가가는 듯이 보이는 고추선 암릉에서는 맛보기 힘든 그윽한 분위기 그 자체였다. 그것은 마치 거친 파도에 부대끼던 배가 잔잔한 내해로 들어선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었다. 되돌아 와서 능선을 따라 내려가다가 신정리로 내려서는 골짜기를 내려갈 때의 기분은 그 영향 때문이었는지 마음이 평온했다. 산행시간 7시간 10분. 40%의 시간은 사진촬영에 보냈다고 생각하면 될듯하다.